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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카레’로 국내시장 부동의 1위 … 변함 없는 ‘엄마의 맛’ [연중기획-K브랜드 리포트]

입력 : 2024-04-16 20:11:27 수정 : 2024-04-16 20: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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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출시 55주년 맞은 오뚜기 카레

매운맛 즐기는 한국인 식습관에 주목
매콤한 향으로 거부감 없애 인기몰이
분말·레토르트 형태로 대중화 이끌어

웰빙·비건 트렌드 발맞춰 라인업 확대
이국적 향신료 조화시킨 ‘오즈키친’ 등
제품 다양화로 소비자 입맛 적극 공략
양파와 당근, 감자를 썰어 넣고 뭉근하게 끓여낸다. 갖가지 재료들은 온몸으로 시간을 겪어내며 서로 부드럽게 허물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고 풍부해지는 황금빛 하모니. 해종일 날 서 있던 마음은 포근히 끓어오르는 소리에 한없이 누그러진다. 오뚜기 카레는 엄마의 맛이다. 오래 끓인 카레에서 우러나오는 눅진한 향과 맛은 수십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올해로 창립 55주년을 맞은 오뚜기의 역사는 국내 카레 시장의 역사이기도 하다. 1969년 출시된 오뚜기 카레는 최초 분말 형태로 시작해, 가정간편식의 시초라 불리는 레토르트 형태 ‘3분 카레’로 발전하며 명실공히 ‘국민 카레’로 자리매김했다.

오뚜기 카레는 건강한 맛과 향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16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분말카레 시장은 약 800억원 규모(2023년 10월 기준)로 추정되며, 오뚜기 점유율은 약 83%에 달한다. 레토르트 카레 시장에서도 약 68%로 선두를 유지 중이다. 상큼한 지중해산 토마토의 풍미를 더한 카레, 100% 비건 재료만을 사용한 카레, 세계 각지의 맛을 살린 이색 카레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세분화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킨 비결이다.

다음달 5일은 오뚜기 창립 55주년이자 오뚜기 카레 출시 55주년이다. 오뚜기 카레는 1969년 5월5일 오뚜기 기업 설립과 함께 최초로 생산된 제품으로, 소비자 니즈에 맞게 라인업을 다양화해왔다. 사진은 오뚜기 최대 생산지인 충북 음성군 대풍공장. 오뚜기 제공

◆간편식 시초된 ‘한국형 카레’

1969년 5월5일은 오뚜기의 모태인 풍림상사의 창업일이자 우리나라에서 카레가 처음 시판된 날이다. 카레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40년대이지만 대중화가 되기까지는 30년가량이 걸린 것. 인도 전통음식 커리가 일본에서 카레로 재해석된 이후 우리나라에도 상륙했지만 부유층이나 일부 고급식당에서 판매되는 진귀한 음식이었다. 또 당시만 해도 특유의 강한 향으로 거부감을 갖는 소비자도 많았다.

그러나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주식으로 밥과 함께 국, 찌개 등 매운맛을 함께 즐기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주목하며 매콤한 향을 살린 ‘한국형 카레’를 내놨다. 특히 함 명예회장은 “식품은 가정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가정에는 사랑이 넘치고 정성이 넘치고 그러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카레를 ‘가족의 맛’으로 여겼다. 처음 카레 제품 용량이 5인분이었던 이유도 당시 평균 가족수(5.2명)를 염두에 둔 것이다.

특히 오뚜기는 유통기간이 길고 보관이 용이한 분말타입은 물론 바로 조리 가능한 제품을 선보이며 카레 대중화를 이끌었다. 분말 형태로 출발한 오뚜기 카레는 1981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레토르트 형태의 ‘3분 카레’로 발전했다. 가정간편식(HMR)의 시초가 된 셈이다. 3분 카레는 첫해에만 400만개를 웃도는 판매기록을 세웠다. 즉석에서 아무 때나 카레 맛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양가 높은 완전 조리식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결과였다. 3분 카레의 흥행은 ‘3분 하이스’, ‘3분 스파게티 소스’, ‘3분 짜장’ 등 다양한 3분 요리 출시로도 이어졌다.

다양한 오뚜기 카레 제품들. 오뚜기 제공

2009년에는 더욱 간편하게 카레를 조리할 수 있도록 물에 잘 녹는 과립형 제품을 출시했다. 과립형 카레는 기존 카레 조리 방식처럼 따로 물에 갠 다음 끓여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조리 시 바로 카레를 넣어도 잘 풀어지게 했다. 끓는 물에 데우거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필요 없이 밥 위에 그대로 부어먹을 수 있어 더욱 간편한 ‘그대로카레, 그대로짜장’ 등도 출시됐다.

이처럼 오뚜기는 일본의 ‘S&B’와 ‘하우스인도카레’ 등 수입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높고 소비자 국산 제품 인식이 낮은 불리한 여건에도 철저한 품질관리와 공격적 영업 전략으로 1년 뒤에는 경쟁사를 압도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소비 트렌드 고려한 제품 라인업 확대

3분 카레가 순한맛, 매운맛, 약간 매운맛 등으로 출시돼 소비층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처럼 오뚜기는 세분화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품 다양화에 주력했다. ‘웰빙’ 열풍이 한창이던 2004년에는 강황 함량을 57.4% 늘리고 로즈메리, 월계수잎 등을 넣은 ‘백세카레’를 선보였으며, 2012년에는 발효 제품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반영해 ‘발효강황카레’를 출시했다. 2014년에는 렌틸콩을 주원료로 한 ‘3분 렌틸콩카레’를, 2017년에는 쇠고기와 과일, 사골을 3일간 숙성한 소스에 향신료를 더한 ‘3일 숙성카레’를 출시했으며 2020년에는 기존 카레 대비 나트륨은 낮추고 칼슘과 DHA를 첨가한 ‘어린이 카레’를 시장에 내놓았다. 2022년 5월에는 비건 전문 브랜드 ‘헬로베지(Hello Veggie)’ 론칭과 함께 ‘채소가득카레’가 출시됐다.

특히 2022년 8월 출시한 프리미엄 HMR 브랜드 ‘오즈키친’을 통해 세계 각국의 맛을 살린 카레를 선보이고 있다. 50여년간 쌓아온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세계 각국의 카레 맛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제품으로, 풍성한 원물과 이국적인 향신료의 조화가 두드러진다. 해당 제품은 이국적인 맛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비프코르마 △치킨마크니 △치킨마살라 △푸팟퐁카레 △일본식 ‘키마카레’ △인도식 ‘포크빈달루’ 등으로 구성됐으며, 쇠고기, 닭가슴살, 닭다리살, 게살 등 풍성한 원물과 향신료의 조화를 맛볼 수 있다. ‘오즈키친 세계카레’ 6종 모두 상온 보관이 가능하며, 조리법도 간편하다. 끓는 물에 파우치째 넣고 3분간 끓이거나, 제품 상단의 점선까지 개봉한 뒤 파우치째 세워 전자레인지에 1분10초간 데우면 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국내 카레 시장 1위인 ‘오뚜기 카레’로 시장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채로운 원료를 활용하고, 이색적인 맛을 갖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 식품으로서 폭넓은 소비층으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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