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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리네" 테슬라도 10% 이상 해고…국내 배터리 업계 타격 불가피

입력 : 2024-04-16 13:43:06 수정 : 2024-04-16 13: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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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판매 실적 부진이 주요 원인
전 세계 1만4000명 이상 감원 대상

테슬라가 전세계 인력의 10%를 감원한다. 테슬라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건 전기차 판매 실적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지면서 감원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국내 배터리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테슬라. AFP연합뉴스

◆‘전기車 판매 부진’ 테슬라, 전 세계 인력 10% 감원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에 여러 공장을 확장하고 급속히 성장해 오면서 특정 영역들에서 역할과 직무가 중복됐다” 며 “다음 단계의 성장을 준비하면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회사의 모든 측면을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테슬라 연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 세계 직원 수는 14만명이다. 전체 직원의 10%인 1만4000명 이상이 감원 대상이다.

 

테슬라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건 전기차 판매 실적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은 4년 만에 역성장했다. 테슬라에 따르면 올해 1~3월 차량 인도량은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5만7000대)를 크게 하회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첫 감소다.

 

테슬라가 인력 감축에 나선 건 전기차 판매 부진 때문이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미국 판매 대수는 14만187대로, 지난해 동기의 16만1630만대에 비해 13.3%나 감소했다.

일론 머스크. AP연합뉴스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2분기에는 65%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줄곧 낮아지면서 지난해 3분기 50%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포드자동차의 전기차 1분기 판매 대수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무려 86%나 늘어나면서 2만대를 넘어섰다.

 

포드 이외에도 리비안(59%), 현대(57%), 메르세데스(67%), BMW(63%), 기아(63%) 등도 판매 대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테슬라의 점유율을 낮췄다.

 

이처럼 미국 전기차 시장이 식어가면서 시장의 파이(점유율)는 줄어들고 있지만 더 많은 모델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줄어드는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가 10% 감원을 추진하자 테슬라는 물론 전기차 업계 전체에 불길한 신호라고 월가의 대표적인 전기차 낙관론자 댄 아이브스가 경고했다.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이번 정리해고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전기차 업체 전체에 매우 불길한 징조”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약해졌고 성장 전망이 둔화된 가운데 안타깝게도 비용 절감을 위해 테슬라가 취해야 하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모델Y'. 테슬라코리아 제공

◆국내 배터리 업계 타격 불가피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국내 배터리 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미 국내 배터리 업계는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침체와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로 고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배터리 수출액은 19억7000만 달러(약 2조67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올해 1~2월 세계 시장 점유율도 23.8%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1위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에서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적자를 냈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5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2% 감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1889억원을 제외하면 316억원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2021년 3분기 이후 첫 적자다.

 

SK온도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SK온 배터리를 장착하는 전기차의 판매량 부진으로 기존 적자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SK온이 올해 1분기도 적자를 내면 9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그래선지,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2차전지 업종의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업종의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 예상 하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내연기관차 규제 완화, 도널드 트럼프의 전기차 보조금 폐기 선언 등 2차전지 산업에 부정적인 소식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며 “주요 2차전지 업체의 올해 2분기뿐 아니라 연간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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