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할머니에 막말한 딸 체벌한 남편…“이해 안가요”

한 여성, 남편과 자녀 훈육 문제 시각차로 고민
누리꾼들, 체벌 문제 찬반으로 나뉘어 ‘갑론을박’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한 여성이 폐지를 줍는 할머니에 막말을 쏟은 초등학생 딸아이를 체벌한 남편이 이해 가지 않는다면서 부부간의 자녀 훈육 문제에 대한 시각차와 관련된 고민을 토로했다. 

이 사연에 누리꾼들은 찬반으로 나뉘어 격렬한 토론을 벌였고, 이에 해당 여성은 자신이 일정 부분 잘못했음을 인정했다.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등학교 5학년 딸의 체벌 문제를 두고 남편과의 시각차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최근 외식을 하러 나가는 길에 딸이 폐지 수거하는 할머니를 보고 ‘냄새나’, ‘거지’ 등 막말을 했다”며 “이에 ‘너 그런 말 하면 못쓴다’고 딸을 꾸짖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자 딸은 ‘거지 보고 거지라고 하는 게 뭐가 문제야?’라고 되레 당당한 태도를 보였고, 이에 재차 차분하게 딸을 타이르려고 했다”며 “하지만 남편은 아이 손을 낚아채고 집으로 데리고 가 효자손으로 아이의 종아리를 30대가량 때렸다”라고 전했다. 

A씨는 “제가 소리 지르니까 (남편이) 문 닫고 아이를 체벌했다”며 “아이는 울고 종아리에 피멍 들고 난리도 아니다”라고 속상해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평소 자상하고 제게 정말 잘해준다. 그러나 훈육에 있어서 의견이 맞지 않는다”며 “전 절대 아이를 체벌하지 않는다. 단, 남편은 아이가 맞으면서 커야 한다고 주장한다”라고 하소연했다. 

이 일로 A씨는 곧장 딸과 함께 친정집에 갔다.

A씨는 “아직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충분히 타이르면 되는데 꼭 체벌해서 교육하려는 남편이 너무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찬반으로 의견을 나눠 첨예한 토론이 벌어졌다. 

남편의 체벌을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딸이 그런 말 하는 건 엄마가 그렇게 만든 것”, “5세짜리가 그런 말 하면 타이를 순 있다. 5학년이면 때려야 한다”, “아빠의 훈육 방식이 정상”, “엄마가 아이 망치는 것” 등 A씨를 질타했다. 

반면 A씨의 의견에 동조하는 적잖은 누리꾼들은 “아무리 그래도 체벌은 안된다”, “다른 방식으로 훈육해도 되는데...”, “체벌은 법으로도 금지됐다”라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에 A씨는 추가 글을 올려 “아이가 포켓몬빵을 사달라고 했는데 남편이 사주지 않자, 아이가 기분 나빠서 일종의 시위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평소 아이 훈육은 제가 전담하는데, 요즘 사춘기가 와서 일부러 심술부리는 것 같다”며 “아이가 사춘기인데 고작 폭력으로 바로 잡으려는 모습에 화가 나서 글을 썼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큰 잘못을 했고, 저도 반성 많이 했다. 여전히 저는 체벌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친정에 아무 생각 없이 온 것은 제가 이성적인 대처를 못한 게 맞다”라고 인정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