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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저항선 무너진 환율… 1270원선도 뚫렸다

입력 : 2022-04-29 06:00:00 수정 : 2022-04-28 23: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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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원 오른 1272.5원에 마감
2020년 코로나 쇼크 이후 최고치

홍남기 “필요하면 시장 안정 노력”
당국 구두 개입 경고도 안 먹혀
전문가들 “1290원 돌파 가능성”

美 1분기 성장률 -1.4%로 추락
6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멈춰
엔·달러 환율 130엔대 넘어서
사진=연합뉴스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이 1270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1250원이 뚫린 데다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요인들이 쏟아진 것이 원인이라면서 1290원 돌파 가능성도 열어 두기 시작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3원 오른 1272.5원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이 1270원대로 올라선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19일 이후 2년1개월 만이다.

 

정부에서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환시장 개장 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금주 들어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가파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홍 부총리는 “급격한 시장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며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 강화 가능성, 중국의 봉쇄조치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달러를 제외한 여타 주요 통화들도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위험자산’인 원화 등 기타 통화에서 ‘안전자산’인 달러로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 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3까지 올라섰다. 2017년 1월 이후 최고치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최근 달러 강세와 기타 통화 약세에는 미국과 주요국 간 금리 차이 확대 혹은 금리 역전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고 밝혔다. 무역수지 적자와 해외주식 투자 등도 원화 약세를 부채질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1∼20일 무역수지는 51억9900만달러(약 6조6027억원) 적자였다. 또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1분기에만 936억달러(약 119조원)의 해외주식을 외화로 결제했다.

환율 상승이 국내 시장에 나쁘게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물가다. 환율의 급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재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직후 원·달러 고점을 감안할 때 1290원 내외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6분기 연속 플러스 경제 성장을 멈춘 것으로 나타나 한국 등 세계경제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4%로 집계됐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1분기 GDP 증가율을 1.1%로 점쳤으나 실제는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미국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2분기(-32.9%) 이후 처음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는 6.9% 성장했다. CNBC는 코로나19 오미크론 여파와 인플레이션 심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미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일본 엔화 환율은 1달러당 130엔대로 오르면서 엔화 가치가 2002년 4월 이래 20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도형·이지민 기자, 세종=이희경 기자,도쿄=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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