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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 인플레 감수 전례 없는 ‘초강수’

입력 : 2022-03-09 18:47:23 수정 : 2022-03-10 04: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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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강대강 대응

바이든 “자유 수호에는 비용 든다”
백악관서 연설 후 행정명령 서명
의회 초당적 지지 … 英 동참 표명
EU는 “러 의존도 줄이겠다” 밝혀

석유메이저社 철수, 러에 큰 타격
피치, 러 신용등급 또 6단계 강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루스벨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하나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 금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감수하고라도 러시아에 강력한 타격을 주겠다는 판단이다. 영국이 제재 동참을 표명했으나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유럽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미국과는 거리를 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일원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있는 점을 언급하고 “저는 자유를 수호하는 데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비용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후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수입 금지 대상에는 러시아산 원유는 물론 가스, 석탄까지 포함된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에서 수입하는 원유와 석유제품 중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 타격을 감수하며 꺼내 든 원유 금수 조치는 러시아와 강대강 대치 국면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공언한 ‘전례 없는 제재’ 조치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러시아 강경 대응 이후 모처럼 지지율이 상승하는 점도 제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도 초당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 지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하철역 대피 지난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지하철역에서 한 할머니가 담요를 두른 채 의자에 앉아 밤을 보내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는 러시아군이 나흘 안에 수도를 공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이우=AP뉴시스

영국은 이날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미국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백악관은 다만 원유 수입 금지 조치의 동맹 동참 여부에 대해 각국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원유 금수 문제와 관련해 “나는 각국이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하겠다”면서 “우리는 유럽 국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하지도,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원유 금수 조치보다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철수가 장기적으로 러시아 에너지업계의 미래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지분 약 20%를 모두 처분한다고 밝혔고, 엑손모빌은 사할린섬의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 셸은 러시아 에너지 구입을 중단하는 것과 함께 러시아와 관련한 모든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이날 러시아의 장기신용등급(IDR)을 ‘B’에서 ‘C’로 6단계 강등했다. 피치는 지난 2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로 6단계 낮춘 데 이어 엿새 만에 추가 인하했다. 피치는 “C등급은 국가부도가 임박했다는 우리의 시각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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