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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공수부대, 제2도시 진입… 중앙청사·병원 등에 로켓 공격

입력 : 2022-03-02 18:29:32 수정 : 2022-03-02 23: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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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민간인 피해 극심

유치원에 ‘금지무기’ 집속탄 사용
어린이 1명 포함 4명 사망 추정
무차별 폭격에 피난행렬 이어져
유엔난민기구 “국외 난민 83만명”

젤렌스키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서방은 전면전 발발 우려에 난색
부서진 경찰청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은 경찰청 건물이 처참하게 부서진 채 화염이 솟아오르고 있다. 하르키우=AF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엿새째인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러시아 표기 키예프)와 제2 도시인 하르키우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하르키우에는 러시아 공수부대가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격전을 벌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을 향해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할 것을 촉구했지만 현실화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2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향한 공격 수위를 올리고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IA)는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에서 서쪽으로 97km가량 떨어진 오흐티르카의 한 유치원에 집속탄을 사용해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어린이 1명을 비롯한 민간인 3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여러 개의 폭탄을 넣어 살상력을 높인 무기다. 민간인 피해 우려로 2008년 100여 개국이 사용 금지를 약속했으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등은 해당 협정에 서명하지 않았다.

 

하르키우 시내 중심가도 이날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을 받았다. 현지 구조대는 성명에서 “하르키우 중앙 광장과 중앙청사가 공격을 받았고, 최소 10명이 숨지고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쳤다”고 했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러시아식 지명 하리코프)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지역 경찰서에 불이 붙자 현지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하르키우 AFP=연합뉴스

키이우에 있는 어린이병원인 오흐마트디트는 밀려드는 사상자에 병원 전체를 응급 외상 병동으로 전환했다. 오흐마트디트는 연간 2만명의 아이들을 수용하는 우크라이나 최대 어린이병원이다. 이 병원의 외과의사인 볼로디미르 보우쿤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지만, 민간인들을 향한 대규모 폭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난 행렬도 계속되고 있다. 키이우에서 슬로바키아 국경까지 50시간을 운전한 바딤 오솝스키(39)는 이날 아내와 아들, 두 딸과 마지막 포옹을 나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징집령을 내려 18∼60세 남성들은 우크라이나 국경을 벗어날 수 없다. 오솝스키는 “로켓포들이 멈추기를 바랐지만, 상황은 더 악화하기만 했다”고 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외로 떠난 피란민이 2일 기준 약 83만6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예프 AFP=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향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으나 서방은 난색을 보이는 모습이다. 비행금지구역은 특정 항공기가 비행할 수 없도록 설정된 공간이다. 군사적으로는 항공기가 특정 공간에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는 조치를 뜻한다. 비행금지구역은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이 조직한 연합군이 이라크를 상대로 설정된 적이 있다. 이 외에도 유엔이 1992년 보스니아, 2011년 리비아 내전 당시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나섰다. 다만 이번에는 러시아가 그 대상인 탓에 서방을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0년간 서방이 시리아 내전에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나서지 않은 이유도 러시아가 시리아 정권을 지지한 탓”이라며 “서방이 나서면 러시아와의 전면전이 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러시아 표기 키예프) 인근 부차 마을 주민들이 도로를 막은 러시아군 차량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러시아군이 충분히 훈련받지 못한 징집병들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똘똘 뭉친 우크라이나 국민과 달리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크레믈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병력 손실에 대한 정보는 자칭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이 끝나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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