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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가입’ 카드 꺼내 든 젤렌스키… 8개 회원국 “자격 충분”

입력 : 2022-03-01 18:58:03 수정 : 2022-03-01 21: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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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가입 성사 가능성은

SNS에 사진 공개… 특별절차 요청
EU “아직 관련 절차 진행된 것 없어”
후보국 지위 획득 등 가입과정 복잡
회원국 확대 거부감도 커 산 넘어 산
전쟁 종식 협상카드로 활용 기대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이 러시아 침공 닷새째인 28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루슬란 스텐판추크 국회의장(왼쪽), 데니스 슈미갈 총리와 함께 유럽연합(EU) 가입신청서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키예프=UPI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유럽연합(EU) 가입 카드를 꺼냈다. 서방 군사력의 유럽 동부 확장을 경계하는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가 EU가입을 추진할 경우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비해 반대 명분이 약해진다. 다만 EU 가입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EU 가입신청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EU 가입은 나토 가입과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오랜 숙원이나 성사시키지 못한 사안이다.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는 서방의 여론이 높기는 하다. 하지만 다른 나라 선례, 긴 시간과 협상 절차 등을 감안하면 실제 가입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다만 러시아를 압박해 전쟁을 끝낼 유효한 협상카드는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가입 신청서에 서명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특별절차’를 통해 즉시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키예프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키예프=AFP연합뉴스

이에 대해 EU 고위 관리는 로이터에 “아직 관련 절차가 진행된 것은 없다”면서도 “이번달에 예정된 비공식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EU 가입 신청은 유럽의 일원이 되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제도화하고 공고히 하겠다는 것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이 가시화될 때부터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헌신적인 리더십으로 국제사회 여론이 우호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이날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등 중·동부 유럽 8개 EU 회원국은 “우크라이나는 즉각 EU에 가입할 자격이 있다. 즉시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고 관련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내놨다.

공동성명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탈리아의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도 언론에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의 폭탄에 맞아 목숨을 잃고 있다”며 “가입 요청은 정당하며 우리는 그들의 편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그들은 우리 중 하나이며 우리는 그들이 EU에 있기를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공언들이 가입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별절차를 통한 신속 가입을 요청했지만 그런 제도 자체가 없다. 따라서 꽤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쉽지 않은 가입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EU 가입은 신청, 후보국 지위 획득, 정식 가입 협상, 승인의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27개 모든 회원국 동의가 필요하지만 회원국 확대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샤를 미셸 EU정상회의 의장은 “회원국 확대에 대해서는 EU 내에 이견과 민감성이 있다”고 전했다.

크로아티아는 신청 후 2013년 가입까지 약 10년이 걸렸고, 터키,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등은 길게는 십 수년째 가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의 경우엔 강한 러시아의 영향력, 내전, 부패 문제 등 탓에 현재로선 가입이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EU 가입 논의 자체가 서방의 보호 의지를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러시아에 전달해 전쟁을 종식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가입 신청서 서명을 상징적인 행동으로 해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익명의 EU 고위 관리는 로이터에 “전례없는 러시아의 공격을 목격하고 있는 EU와 회원국, 여론의 분노가 우크라이나의 가입 신청에 대한 대응 방식을 결정하는 데 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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