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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억제제 먹은 배우, 학동역서 난동 부린 이유…“계속 싸우라는 환청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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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5 10:30:50 수정 : 2021-10-25 10: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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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식욕억제제 ‘나비약’에 대한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 배우의 2년 전 사건으로부터 출발한 지난 2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부작용과 오남용에 대해 조명했다.

 

배우 양기원은 지난 2019년 4월12일 새벽 1시경 서울 학동역 근처에서 홀로 이상 행동을 한 모습이 포착돼 마약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CCTV에 찍힌 그는 아무도 없는 길에서 점프를 하고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날리는 등의 행동을 했으며, 차도에 뛰어들어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양기원의 이러한 이상 행동의 이유로 마약을 투약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지만, 정밀 분석 결과 그는 마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2년 뒤 그의 이상행동에는 식욕억제제 ‘나비약’이 있었음이 드러난 것. 

 

현재 제주도에서 가족들과 살고 있다는 양기원은 ‘그알’ 제작진을 만나 “그 얘기를 할 수가 없었다. 가족이라도 못하겠더라”고 털어놨다.

 

양기원이 털어놓은 당시 상황에 따르면, 사건 당일 드라마 미팅을 하며 “콩알탄 같은 게 수백 개가 몸에서 막 터지는 느낌이었다. 그게 파바박 터지면서, 몸이 마음대로 움직였다”고 이상 징후를 전했다.

 

이후 환청에 시달렸다는 양기원은 “계속 싸우라고, 너의 믿음을 증명해보라고 했다”며 “차 왼쪽 모서리 헤드라이트를 박고 내가 날아갔다. 땅에 떨어져 데굴데굴 구르는데 너무 아팠다. 근데 ‘아, 난 선택받은 사람이구나. 난 스페셜한 사람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이같은 부작용을 겪은 이는 한 둘이 아니었다. ‘그알’ 제작진이 만난 제보자들은 ‘나비약’이라는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아 먹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나비약’을 처방받은 이유에 대해 그는 “배우 일을 하며 역할에 따라 증량과 감량을 반복했다. 한 번 크게 살을 찌운 후 빠지지 않았고, 그때 여동생이 식욕억제제를 알려줬다”고 밝혔다.

 

해당 약은 펜디메트라진 성분의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로, 이를 복용한 이들은 우울과 환청, 환각 등의 부작용을 겪었다. 

 

양기원은 경찰 체포 당시 “한 번에 8알의 식욕억제제를 먹었다”고 진술했으나 ‘그알’을 통해 “한 번에 8알을 먹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날 제가 다시 약을 (끊었다가) 먹은 지 이틀째였다. 오전에 둘, 저녁에 둘, 그렇게 이틀 해서 여덟 알”이라며 “미친 사람이 될 바에야 차라리 ‘다량의 약을 복용하고 내가 약에 취해 그랬다’ 그렇게 이야기해야 그런 행동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기원은 근본적인 치료약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나를 사랑하고 그다음에 외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결국엔 날 지키는 용기를 주는 과제였다. 나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천천히 해보려 한다”는 마음을 전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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