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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면에 男 집서 술자리 중 ‘성관계 요구’에 살해 후 금품 훔쳐 달아난 女 2심도 ‘징역 13년‘

입력 : 2021-04-28 21:13:31 수정 : 2021-04-28 21: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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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재판부, 검찰이 기소한 강도 살인 혐의는 1심처럼 기각…대신 극단적 선택 위해 공원 갔다 피해자 앵무새에 호기심 느껴 말 걸었다는 피고 주장은 받아들여

 

처음 만난 60대 남성 집까지 따라가 술을 마시다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 6-3부(판사 조은래·김용하·정총령)는 28일 강도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40)씨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역시 1심과 같이 검찰이 기소한 강도 살인 혐의가 아닌 살인 및 절도 혐의를 적용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씨가 처음부터 금품을 훔칠 목적으로 살인한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한 뒤 절도를 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이 살해 직후 현금과 금팔찌 등을 절취해 곧바로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나왔던 점을 보면 처음부터 재물을 강취할 의도로 접근했거나 최소 재물 강취 의도로 살해한 것으로 보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으나 피해자가 68세 고령이긴 해도 남성이었고, 피고인은 40세지만 여성이었다”며 “외관상으로도 피고인이 충분히 힘으로 제압할 정도로 피해자가 쇠약해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공원에) 데리고 나왔던 앵무새를 보고 피고인이 호기심에 다가간 것이 계기가 됐는데, 이를 두고 (범행이) 계획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처음부터 재물을 강취할 의도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자신의 옷을 벗고 돈을 보여주며 성행위를 요구했다”며 “(피고인이) 오랜 기간 성매매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그만둔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욱해서 범행해 당시 재물 강취 의도가 없었다는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살인의 목적으로 행해진 게 아닌 이상 강도 살인을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뒤 방치한 채 재물을 절취했다”며 “유족과 아직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한다”고 이씨의 항소도 기각했다.

 

나아가 “피고인이 전반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반성하는 점과 성행위 요구를 받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해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원심이 정한 징역 13년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8월4일 서울 망원 한강공원에서 A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집으로 따라가서도 음주를 하다 목을 졸라 살해하고 금목걸이와 금팔찌, 현금, 휴대전화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성매매로 생계를 유지하던 이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공원을 찾았다가 A씨의 앵무새에 호기심을 느껴 우연히 말을 걸었다가 함께 술을 마시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후 A씨의 집주인이 “세입자가 연락도 되지 않고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시신을 발견하게 돼 이씨의 범행이 발각됐다. 

 

이씨는 같은달 25일 검거돼 수사받는 과정에서 ‘A씨가 무리하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바람에 모욕감을 느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범행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도 “이씨가 처음부터 재물을 훔치려는 의도를 갖고 A씨를 살해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강도 범행을 위해 살해한 것이 아니라 그 후 물건을 절취한 것으로 봐 이씨 측 주장을 어느 정도 받아들인 셈이 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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