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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은 로봇배우… 인간배우 밀어내나

입력 : 2021-04-27 02:30:00 수정 : 2021-04-26 21: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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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성수연의 일인극 ‘액트리스 투’
‘액트리스 원’ 이어 5월 1일부터 공연
미래 시대 국립극단에서 활약하는 로봇배우 시점에서 연기와 연극을 바라보는 연극 ‘액트리스 원: 국민로봇배우 1호’. 국립극단 제공

인공지능(AI)과 로봇은 빠르게 우리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수많은 법전과 연구자료 사이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 법률시장과 의료현장에선 이미 인공지능이 듬직한 보조 임무를 수행 중이다. 예술은 아직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아 있을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이 많지만 ‘로봇배우’ 등장은 한 번쯤 상상해볼 수 있는 이야기다.

배우 성수연의 일인극 ‘액트리스 원: 국민로봇배우 1호’, ‘액트리스 투: 악역전문로봇’은 로봇배우 시점에서 바라본 연극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다. 국립극단이 ‘새로운 도전을 통해 관습적 선택에 질문을 던진다’며 시작한 ‘셋업 202’프로젝트로 ‘액트리스 원’은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서계동 국립극장 소극장 판에서 공연됐고 ‘액트리스 투’는 오는 5월 1일부터 10일까지 공연된다.

작가 겸 연출가 정진새가 2018년 짧은 소설로 만들었던 액트리스 로봇 시리즈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초연됐다. 그리고 성수연 배우는 2019년 18년 만에 부활한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에서 젊은연극상을 받기에 이른다.

SF연극을 표방한 이 작품 1편의 주인공은 2029년 2월 국립극단 배우 오디션장에 등장한 간병로봇. 그의 주인은 ‘국민배우 성수연’이었는데 자신의 간병로봇에게 일생 쌓은 모든 연기를 입력했다. 주어진 대본에 맞는 연기를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해 선보인 로봇 연기는 어색해 낙방감이었으나 국립극단은 로봇에게 연기할 기회를 준다. 그 결과 ‘자의식 없이’ 연기하는 로봇배우에 밀려 인간배우가 설 곳은 점점 좁아진다. 마침내 가성비가 좋은 로봇배우가 결국 영국의 ‘NT라이봇’, 중국의 ‘샤오미 경극 로봇’ 등 세계적 연극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마치 어딘가 나사가 풀려서인지 자꾸 한쪽 눈을 깜박이면서 천연덕스럽게 로봇배우 연기를 선보이는 성수연은 자연스레 “로봇의 연기는 작업인가, 운동인가, 노동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편인 ‘액트리스 투’ 역시 급격히 진보하는 기술 사회에서 과연 ‘인간다움’과 ‘예술’의 본질은 무엇이며 연극은 미래 시대에도 존재할 것인지를 화두로 무대에 올린다. 이번엔 극한 환경에서 특수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던 로봇이 국립극단 무대에 선다는 설정이다. 먼 미래 고고학 인턴인 성연수가 자연사박물관 자료에서 ‘연극’을 발견하면서 21세기 연극의 묵시록과 22세기 연극의 창세기가 교차한다. 성수연은 “연기 생활을 하면서 계속하는 고민을 이 작품과 함께할 수 있다”며 “(연극과 연기를 하며 갖는) 고민을 하면서도 혼자만의 생각 안에 머무르지 않게 된다는 점이 좋다”고 이번 무대에 서는 소감을 밝혔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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