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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먹거리 파운드리·전기차 배터리… 잇단 도전에 ‘비상’

입력 : 2021-03-25 20:38:25 수정 : 2021-03-25 22: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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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인텔 출사표
삼성전자·대만 TSMC ‘정조준’
이미 관련 서비스 부서 사내 신설
규모 커진 위탁생산 시장 잠식 속셈
삼성 주력 모바일 AP에도 진출 눈독

폴크스바겐 배터리 생산 방침에
LG화학·SK이노·삼성SDI 주가↓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배터리 업계가 위기에 직면했다. 폴크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IDM)인 인텔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2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인텔의 펫 갤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3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새로운 사업전략인 ‘IDM 비전 2.0’을 발표했다.

200억달러(22조7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2곳을 건설하고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연내 미국과 유럽 등 기타지역에도 파운드리 역량을 제공하기 위해 추가 공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이미 회사 내부에 파운드리 사업부인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사업부를 신설했다.

인텔의 이 같은 발표는 파운드리 시장 선두주자인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인텔은 과거 파운드리 사업에서 자체 제품 생산에만 주력했다. 이번 재도전을 통해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파이’가 커지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을 탈환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관련해 공급망 재검토를 지시한 것과도 맞물려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6%, 삼성전자가 18%로 양사가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갤싱어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 아시아에 글로벌 생산량의 80%가 편중돼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업계는 장기적으로 시장이 TSMC와 삼성, 인텔 3자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 추격에 집중하고 있던 삼성전자의 입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인텔은 기존 주력 부문인 PC용 중앙처리장치(CPU)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하는 부분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반도체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더라도 당장은 국내 업계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인텔의 집적된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력을 고려하면 몇 년 내에 인텔이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최대 자동차기업인 폴크스바겐이 배터리 자체 생산방안을 밝히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파워데이: 2030년까지의 배터리·충전 관련 기술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향후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을 밝혔다. 특히 향후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는 국내 생산량이 적은 ‘각형’ 배터리로 채택할 것이라고 밝혀 파장이 더욱 컸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주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와 중국 CATL이 각형 배터리를 생산한다.

이 때문에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은 파워데이 이후 주가가 18%가량 급락했고, SK이노베이션도 열흘 사이 약 10%, 삼성SDI도 7%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배터리를 단기간에 개발하기는 쉽지 않을뿐더러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국내 기업에 시간이 있다”는 의견과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자체 생산 선언이 잇따를 수 있어 장기적으로 위험요인”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남혜정·조병욱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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