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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넉달 만에 최고… ‘삼겹살에 소주 한 잔’도 버겁다

입력 : 2019-04-28 18:30:37 수정 : 2019-04-28 22: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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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물가 줄인상 예고 … 서민 살림 ‘갈수록 팍팍’/ 보통휘발유 리터당 1441.02원/ 내달 6일 유류세 인하 폭 축소/ ‘이란 금수’ 여파 1500원대 눈앞/ ‘中 돼지열병’에 캠핑 시즌 겹쳐/ 돈육 가격 한 달 새 무려 17% ↑/ ‘처음처럼’ 소주 값도 인상 검토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19주 만에 최고점을 찍은 2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가격표에 휘발유 값이 L당 1985원으로 안내돼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다음달 1일 출고가격이 6.45% 인상되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등 소주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모습. 뉴시스·연합뉴스

서민 생활과 직결된 휘발유 가격과 식음료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가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값은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L당 1500원 돌파도 멀지 않은 모습이다. 자영업자 역시 경기 불황 고통을 토로하며 일부 품목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생활물가 인상이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2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보통휘발유 값은 L당 1441.02원으로 지난해 12월 둘째 주(1451.73원) 이후 19주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잠시 하락세를 보이던 휘발유 값은 지난 2월 둘째 주 1342.71원을 마지막으로 반등하기 시작해 10주 연속 상승했다. 4월 넷째 주 경유 가격 역시 L당 1328.88원으로 휘발유와 마찬가지로 12월 둘째 주(1341.09원) 이후 가장 높았다. 서울의 경우 지난 2월 셋째 주(1445.17원) 이후 휘발유 값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4월 둘째 주(1502.70원) 1500원을 넘었고 넷째 주에는 1537.83원까지 올랐다.

국내 유가 상승세는 다음달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다음달 6일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고된 데다 미국의 이란 제재 영향이 겹치면서 국제 유가 상승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따른 가격 인상분은 휘발유 L당 65원, 경유 L당 46원, LPG L당 16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휘발유 값에 65원을 더하면 전국 평균은 1500원을 넘게 된다. 여기에 최근 상승하는 국제유가가 반영되면 전국 평균 가격이 1500원대 중·후반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통상 2∼3주 후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이승호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6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해 기업과 서민의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정부는 국제유가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휘발유 값이 끝없이 치솟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에 따른 부족분을 어느 정도 충당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서다.

 

소주와 삼겹살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음료 가격도 줄지어 오르고 있다. 지난 24일 소주시장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가 내달 1일부터 ‘참이슬’ 가격을 6.45% 인상한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내 맥주시장 1위 업체인 오비맥주는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국산 브랜드 맥주 제품 가격을 평균 5.3% 올린 바 있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도·소매 가격이 연이어 오르게 돼 식당·주점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며 “원재료의 인상분을 포함해 가격에 반영해야 하지만 생존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식당에서 파는 소주·맥주 값을 무작정 인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주류사의 가격 인상은 주류를 팔아야 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삼겹살 가격 인상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외국산 돼지고기 물량이 떨어지는 15∼30일 뒤부터 돼지고기 가격 인상 추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 종합센터에 따르면 올해 4월 평균 돈육 대표값은 ㎏당 4571원으로 지난달 평균가(3906원)보다 17% 가량 올랐다. 2월 평균가인 3368원보다는 36%나 상승했고, 지난해 4월 평균가인 4503원보다도 조금 높은 수준이다. 야외 캠핑 시즌에 가장 인기 있는 식자재 중 하나인 삼겹살 값도 이달 들어 크게 올랐다. 지난달 ㎏당 1만6901원이던 삼겹살 평균 소비자가격은 4월 현재 1만8546원으로 10%가량 올랐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야외캠핑 시즌이 다가오면서 돼지고기 값이 점점 오르는 추세”라며 “아직 수입 돼지고기 값 상승분은 국내 판매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국산은 국내 전체 돼지고기 유통 물량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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