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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전당대회… 여사님들 고군분투·시민 반응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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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28 13:25:34 수정 : 2019-02-28 13: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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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두 손을 번쩍 들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최종결과를 앞두고 동분서주 한 건 후보 당사자만이 아니다. 27일 전당대회 장소인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선 각 후보 아내의 유세전 역시 치열했고, 개표 전부터 이들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 결과를 짐작하게 했다. 현장 안팎에선 입당 43일 만에 제1야당의 당권을 접수한 황교안 신임 대표에 대해 시민들과 당 관계자의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선거운동 삼매경…심경 묻자 ‘말조심’

황 대표의 첫사랑으로 알려진 그의 아내 최지영씨와의 금슬은 유별나다. 황 대표는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페이스북에 “제 첫사랑은 38년 전에 만난 아내다. 처음보자마자 마치 번개를 맞은 듯 첫눈에 반했다”며 “연애숙맥인 저는 연애의 짜릿함 같은 건 느끼지 못하리라 생각했는데, 황교안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어려움이 와도 첫사랑같은 순수한 열정. 그 힘으로 결코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꿈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아내와의 ‘러브 스토리’는 정치권에 처음 발을 들인 황 대표의 상황과 오버랩돼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는 평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신임대표의 아내 최지영씨가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전당대회 최종 연설을 앞두고 당원 및 지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양=안병수 기자
최씨의 ‘내조’는 운명의 날에도 이어졌다. 빨간색 롱 가디건으로 드레스코드를 맞춘 최씨는 27일 오전부터 전당대회에 나와 몰려드는 당원들과 지지자들을 맞았다. ‘황교안 후보의 안사람입니다’라는 글귀와 이들 부부의 커플사진이 인쇄된 종이를 목에 걸었다. 일부 열성 지지자들이 “황교안 사모님이 오셨다”며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단 한 차례도 거부하지 않고 미소로 응대했다. 당원들도 줄지어 찾아와 악수를 청해 개표 전부터 ‘당선’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최씨는 김진태 후보가 당 대표 최종 연설의 포문을 열자 황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곳에 자리를 잡고 남편을 조용히 응원했다. 다만, 기자가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연합뉴스
전당대회 기간 태극기 부대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도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김진태 후보는 특유의 즉흥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아침 출근할 때마다 아내가 ‘자기야, 오늘은 제발 조용히 좀 지내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하는 거 보면 어떤가. 경상도 말로 허파 디비지죠(속이 뒤집어지죠)”라며 “우리 애들 엄마 미안해. 그렇지만 우리 애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순 없는 거 아닙니까”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의 아내 원현숙씨는 자신을 향해 미안함을 표현하는 대목이 나오자 앉은 자리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뉴 페이스’ 황교안 체제, 안팎에선 기대 반 우려 반

황 대표는 총 6만8713표를 얻어 득표율 50%로 당선됐다. ‘어대황(어차피 대표는 황교안)’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대세론을 형성했던 것에 비하면 체면치레에 성공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중도층 확장’ 등 극복해나가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황 대표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2위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크게 뒤진 것 역시 이를 잘 드러내는 대목이다.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당선된 황교안 대표가 첫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나경원 원내대표 및 지도부와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안팎의 반응 역시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일산에 사는 소상훈(68)씨는 “후보 3명 중에선 황교안 대표가 제일 낫다. 다들 뼛속까지 정치인들 아닌가. 혁신이 필요한데 가장 때가 덜 탄 인물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런 ‘뉴 페이스’ 효과에 기대를 거는 현상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전당대회에서 만난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새로운 것을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다. 누구라도 똥물에서 뒹굴면 결국 비슷해진다. 결국 황 대표 스스로가 당내에서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고양=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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