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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베팅 ‘옛말’… 찬바람 부는 프로야구 ‘몸값 전쟁’

입력 : 2019-01-30 20:54:36 수정 : 2019-01-31 02: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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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연봉계약 시장 ‘혹독한 겨울’ / FA선수 대부분 구단 제시액 ‘사인’ / 롯데 노경은 협상 결렬… 미아위기 / KIA 윤석민 올해 연봉 ‘백지위임’ / 팽팽한 신경전커녕 백기투항 양상
프로야구의 겨울은 뜨거운 계절이다. FA(자유게약선수)들이 고액을 부르며 분위기를 띄우고 선수들도 연봉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몸값 올리기에 힘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 많은 선수들에게는 매서운 한파가 불어닥쳤다.

특히 FA 시장이 그렇다. 시장 개장 초반 양의지(NC·4년 125억원)와 최정(6년 105억원), 이재원(4년 69억원·이상 SK) 등 대어급 선수들의 대박 소식 이후 대형계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박경수(KT·3년 26억원), 박용택(LG·2년 25억원), 모창민(NC·3년 20억원) 등과 30일 2+1년 최대 26억원에 계약한 이용규(한화)가 20억원을 넘겼을 정도로 30억원대 계약이 흔했던 예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많은 선수들이 구단들과의 신경전은 고사하고 계속 밀리다 백기투항하는 모양새다. FA 대부분이 4년 보장은커녕 옵션으로 채워진 불리한 계약 조건을 받아들였다. 20대 나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김상수(삼성)는 3년 18억원에 그쳤고 이보근(키움)은 3+1년 19억원, 송광민(한화)은 2년 1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베테랑 윤성환(삼성)도 1년 10억원에 사인해야 했고, 금민철(KT)은 2년 7억원에 만족해야 했다. 최진행(한화)은 1+1년 5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김민성(키움)은 스프링캠프 출국일까지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더 나아가 노경은의 경우 롯데가 아예 협상 결렬을 선언해 자칫 미아 신세가 될 처지다.

연봉 협상도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부진했던 투수 윤석민(KIA)은 구단에 올해 연봉을 백지 위임했고 그 결과 12억5000만원이었던 연봉이 2억원으로 무려 10억5000만원이나 삭감됐다. 두산도 장원준과 유희관도 큰 폭 삭감을 당했다. 한화 베테랑 투수 권혁은 구단의 삭감안을 두고 줄다리기 속에 결국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됐다. 2019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안치홍(KIA)과 전준우(롯데) 등이 나란히 5억원, 정규리그 MVP 김재환(두산)이 7억3000만원으로 몸값이 대폭 상승하는 프리미엄을 누린 것과 대조된다.

한파의 진원지인 FA시장의 경우 구단들이 보상선수같은 출혈을 하면서까지 외부 FA 영입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 FA 이적생은 두산에서 NC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양의지가 유일하다. 결국 이적이 힘든 FA들은 원소속 구단에 주도권을 뺏기고 말았다. 노경은처럼 끝까지 버티면 과감하게 선수를 포기할 만큼 구단의 입장도 단호하다. FA가 아닌 연봉 협상에서도 구단들은 칼날 같은 평가를 통해 대폭 삭감도 주저하지 않는 등 이전의 온정주의를 버린 모습이다.

여기에는 야구통계학의 발달로 다양한 수치와 방식으로 선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가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연봉 미계약 선수들을 전지훈련에 데려가지 않는 것도 구단이 선수들의 두 손을 들게 하는 무기다. 그나마 선수들이 올해부터 에이전트를 통해 협상에 나설 수 있게 됐지만 구단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는 큰 힘이 될 수 없었다. 특히 FA의 경우 선수 권리 보호를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지만, 새 제도가 도입될 때까지 자신 없는 선수는 FA 신청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자조 섞인 말이 들릴 정도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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