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 방북할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절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결정됐다. 청와대는 2일 서 원장을 대표로 정 실장과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평양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1차 대북특사 귀국 모습. 왼쪽부터 김상균 국정원2차장,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천해성 통일부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
4·27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던 지난 3월 1차 특사단 멤버 그대로인, 일정만 1박2일에서 당일치기로 줄인 이번 특사단의 최우선 과제는 평양 남북정상회담 택일 및 일정·의제 협의다. 1·2차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 가을 평양 방문에 합의한 남북은 지난달 고위급회담에서 이를 논의했으나 ‘9월 안에 연다’고 범위를 좁히는 데 그쳤다. ‘북·미대화’와 ‘남북관계개선’을 두 바퀴 삼아 굴러가는 한반도 정세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방북 취소 등 북·미 비핵화협상 교착으로 사실상 멈춰선 탓이다.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국가안보실장) 지난 3월5일 오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특사 파견 현안 최종점검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특사 파견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외교·안보 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대북특사로 파견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 두번째), 서훈 국정원장(〃 세번째) 등 5인의 특사단과 외교·국방·통일부 장관,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전날 “결국 내일을 바꾸는 건 우리 자신의 간절한 목표와 준비된 능력”이라며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 내일은 다르게 시작된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북·미 대화의 바퀴가 굴러가지 않으면 종전선언에서 평화협정으로 이어져야 할 한반도 정세도 움직일 수 없는 만큼 특사단은 평양 정상회담을 디딤돌 삼은 비핵화협상 촉진 로드맵을 북측과 협의할 전망이다. 남북정상회담→폼페이오 장관 방북→남·북·미·중 정상회담 및 종전선언으로 이어지는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특사단을 이끄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정착을 추진해나가는 과정의 초입단계에서 종전선언은 매우 필요한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종전선언을 올해 안에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그 합의에 따라 금년 중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사단이 휴대하는 문 대통령 친서도 비장의 카드가 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의사소통이 보다 직접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핵화 쟁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전달하고 다시 김 위원장 의중을 미측에 전하면서 북·미 간 간극을 좁히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대북특사로 평양에 갈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
정 실장은 “판문점 선언 이행을 통해 남북관계를 발전·진전시키기 위한 여러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해 남북정상회담에서 더욱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게 하겠다”며 “아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성준·김민서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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