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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여승객 성폭행 살해 사건으로 서비스 중지

입력 : 2018-08-27 15:12:31 수정 : 2018-08-27 1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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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滴滴出行)’이 27일 오전 0시부터 중국 전역의 카풀 연결 서비스인 ‘순펑처(順風車)’를 중단했다. 이는 사흘 전 발생한 승객 성폭행 사망 사건에 따른 조치다.

중국 신화왕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교통운수부와 공안부는 디디추싱 책임자를 만나 전면적인 점검 및 개혁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디디추싱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든 신뢰를 저버렸고,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을 져야만 한다”며 “이런 비극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순펑처 담당 총경리 황제리(黃潔莉)와 고객서비스 담당 부총재 황진훙(黃金紅)을 면직했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24일 저장성 원저우에서 발생했다. 유치원 교사 자오(趙·20)씨는 순펑처 서비스로 운전기사 중(鐘·27)모씨를 호출했는데, 중씨는 자오씨가 요청한 목적지가 아닌 산길로 차를 몰아 그를 성폭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문제는 사건을 대하는 디디추싱의 태도에서 불거졌다. 자오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이 이상한 곳으로 가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이를 본 자오씨의 친구들이 디디추싱에 기사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지만 디디추싱은 “경찰에 신고하라”고만 답한 채 이를 거절했다. 사건 발생 며칠 전 중씨의 차량을 탄 또 다른 여성도 디디추싱에 중씨를 신고했지만 회사 측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디추싱 이용자가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허난성 정저우에서도 디디추싱을 이용한 항공사 여승무원이 운전기사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이미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新)은 법원 자료를 인용해 디디추싱 운전기사가 승객을 상대로 저지른 성범죄 사건이 최소 14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처하오(車浩) 베이징대 법학원 교수는 “만일 플랫폼 기업이 능동적으로 신속하게 공안과 소통하는 채널을 만들지 못해 비상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다면 낯선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12년 설립된 디디추싱은 현재 중국에서 2100만명의 운전기사를 확보하고 있고 하루 25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소프트뱅크가 최대주주이며 텐센트, 알리바바, 애플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중국의 대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디디추싱은 2016년 중국에서 우버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 중국에서는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수백억 달러를 조달하려는 계획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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