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실시하는 2016년 ‘공공 디자인으로 행복한 공간 만들기’ 사업에서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화 어린이공원은 ‘범죄예방 도시환경 디자인사업’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의 PM을 맡은 대전세종연구원 도시안전연구센터 센터장 이형복 박사를 인터뷰 했다.
사업이 이루어진 대화동은 과거 대전의 경제를 견인 했던 산업 중심지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장이 중국으로 빠져나가 인구가 감소했고, 자연스레 주변 시설이 낙후됐고 주택의 공동화와 노후화로 우범지대가 됐다.
대화동의 남아있는 인구의 대부분은 노인으로 어린이공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박사는 “대화 어린이공원을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프로젝트를 제안했다”고 하며 “유니버설 디자인이 공공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모든 세대와 모든 계층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박사는 특히 “공간의 성격을 나눠 세대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린이공원을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나눴다. 도심으로 돌아온 등대 Zone(회의실 기능)과 무적단 Zone(행사무대), 등대지기 사랑방 Zone(경로당, 주민커뮤니티 공간), 등대담 Zone(운동시설) 등이 포함됐다. 또한 “세대에 따라 공간을 나누지 않으면 한 세대가 모든 공간을 점유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공간 활용의 배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셉테드(CPTED)를 띤 등대프로젝트로 어린아이부터 노인,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바다를 떠다니는 배가 등대를 보고 길을 찾아 돌아오듯 사람들이 다시 모이길 바라는 마음에 등대프로젝트로 이름 지었다”고 했다. 셉테드는 범죄율을 낮추는 디자인(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 Design)을 의미한다.
이 박사는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모든 사람을 아우르고자 했고 셉테드로 공원에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말을 남겼다. CCTV와 안심벨과 금연벨을 설치하여 공원의 치안을 높였다. 그 동안 어두웠던 공원에 밝은 조명을 설치했다. 공원에는 두 개의 컨테이너가 있는데 모든 벽의 마감을 투명 유리로 했다. 투명 유리는 자연적 감시가 가능하고 열린 공간의 느낌을 줄 수 있어 공원을 찾는 주민이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게 해줄 수 있다.
대화동의 한 주민은 “어린이공원을 꾸준히 관리하여 대화동이 다시 과거의 북적임을 찾길 바란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이 박사는 “시설이 잘 유지 될수록 치안이 높아진다”며 “앞으로 공원의 관리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자의 노력을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2018년도 예산 중 15억을 편성해 셉테드를 띤 공원을 동구, 유성구, 중구에 추가로 만들 예정이다.
김정환 기자 hwna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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