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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기·소상공인 달래기 나섰지만…입장차만 확인

입력 : 2018-07-16 18:32:13 수정 : 2018-07-16 17: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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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장관 긴급 간담회 / 홍장관 “서민경제 득 될 것” 설득 / 업계선 “존폐 위기” 성토장 방불 / 최저임금 업종·규모별 구분 촉구 / 17일부터 광화문 천막농성 압박 “여러분 의견을 들어 추가 보완대책을 만들고 또 만들겠습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 10.9% 인상 결정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계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쏟아내 정부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 관련 중소기업 긴급 간담회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중기중앙회는 이번 최저인금 인상으로 영향을 받는 업체 비율이 전체의 40%에 달한다며 최저임금의 업종·규모별 구분 적용을 제도화하는 등 보완책을 촉구했다.

최저임금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업계는 이날도 노사 자율 협약 표준 근로계약서를 보급해 최저임금 보이콧을 계속 추진하는 한편 광화문 천막농성에 나서겠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홍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결국 서민계층에게 득이 되는 결정이라고 설득했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서민경제와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로 추진하는 경제정책인 제이노믹스(J-nomics)는 서민경제에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원리에 기반을 둔다”며 “‘서민지갑빵빵론’인 소득주도성장론을 부정하는 건 서민을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노동자, 대기업 등 다른 경제주체가 적극 나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를 도와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인들은 그러나 홍 장관의 입장과 커다란 온도 차를 보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기 주요 단체 대표들은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을 존폐의 위기로 몰아간다고 울분을 토했다. 중기중앙회는 내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주휴수당(법정유급)까지 합하면 1만20원으로 사실상 이미 1만원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최저임금은 정부가 부담하는 게 아니라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지불한다”며 “우리나라 기업 중 85%를 차지하는 소상공인은 월평균 소득이 근로자의 60.3%에 불과한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런 영세업체에 대한 고려는 일절 없이 최저임금이 결정돼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에 반발하고 있는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가 16일 서울 성북구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사무실에서 회의를 갖기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중기 단체는 최저임금의 업종·규모별 구분 적용과 함께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 최저임금 인상분의 납품단가 반영, 외국인 근로자 쿼터제 완화 등 보완책을 촉구했다.

임원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은 담배나 쓰레기봉투 가격이 인상되면 매출이 늘어 신용카드 수수료율도 1.5%에서 2%로 높아진다”며 “부당한 구간별 카드 수수료 부담을 소상공인이 지는 불합리한 측면은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용주 경기도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도록 했으나 실제로는 잘 안 된다”며 “정부의 공공조달 납품 가격 정도라도 현실성 있게 해주고 획기적인 시설 투자와 저금리 자금 지원 등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모라토리엄(불이행)을 위해 노사 자율협약 표준 근로계약서 보급을 추진키로 결의했다. 17일 긴급이사회, 24일 총회에서 승인받은 후 실행에 나설 예정이다. 연합회는 또 17일부터는 서울 광화문 등에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천막 본부를 설치하고 대규모 집회도 추진한다. 5인 미만 소상공인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이 부결된 데 대해 고용노동부에 이의신청을 제기하기로 했다. 홍 장관은 17일 오후 소상공인연합회와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양측이 간담회를 갖기로 했지만 얼마나 원만한 논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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