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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노동시간↓ 생산성↑ '두마리 토끼 잡기'…문제는 中企

입력 : 2018-07-01 18:20:34 수정 : 2018-07-02 17: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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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패러다임 전환 스타트 / 에듀윌, 출근시간 변경… 신규 채용도 / 삼성전자선 월 단위 자율출퇴근제 / 생산성 향상에 초점 업무체제 바꿔 / 단축 대상 사업장 중 59% 이미 시행 / 일부 인력 충원 문제로 어려움 호소 / 정부, 경영부담 완화 자금지원나서
# 교육기업인 ‘에듀윌’은 지난 2월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이 회사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데 오전 2시간, 오후 3시간 집중근무 시간을 운영한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오후 4시에는 30분간 집중휴식 시간도 운영 중이다. 직원들은 대체로 만족한다. 사측이 386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만족도 설문조사를 해보니 ‘출근시간 변경’이 인기가 가장 많았다. 에듀윌은 올 상반기 30명을 더 신규 채용했다.

# 영국의 대표 통신사인 브리티시텔레콤(BT)은 1990년대 초반 △자리공유 △재택근무 △부분재택근무 △탄력근무 △스마트워크플레이스 등의 유연근무를 도입했다. 그 결과 사무실 체류 직원들에 비해 재택 근무자들의 생산성이 20∼60% 정도 높았다. 사무공간 감소로 매년 약 9억달러(약 1조30억원) 절감(1993년~2006년), 1인당 사무실 운영비용 연 83% 절감, 화상회의를 통한 출장 감소(연 86만건) 효과도 누렸다.
출근 늦추고 퇴근 앞당기고… 1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입구에 개점시간 변경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유통업계는 이달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점포 개장시간을 늦추고 직원 퇴근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하상윤 기자
에듀윌·BT처럼 저마다 처지는 다르지만 노동시간을 줄이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전략을 택해 노동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사례가 적지 않다. 7월 1일 막을 올린 ‘주52시간’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올라탄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노동시간 단축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윤수·박우람 연구위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KDI 정책포럼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2004∼2011년 국내에 단계적으로 도입된 주 40시간 근무제가 10인 이상 제조업 사업체(1만1692곳)의 노동생산성(1인당 실질 부가가치 산출)을 1.5%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간을 줄이되 생산성을 올리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대기업들의 행보가 가장 빠른 편이다.

삼성전자는 현행 주 단위 자율출퇴근제 유연성을 더욱 확대한 1개월 단위 선택적 근로시간제(월 단위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했다. 현대차는 근무시간 측정 및 자율관리 시스템을 실시 중이다. 매주 수요일 ‘스마트데이’(PC-off 등)도 운영한다. 사전 준비를 통해 사무직 주 40시간, 생산직 주 52시간 근무를 올 2월부터 시행 중인 LG전자는 근무시간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마트는 올초부터 임금하락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시행 중이다.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올 1월 유연근무제도 도입과 근무시간 단축에 들어갔고, 올해 400여 명 내외를 추가로 충원한다.
노동시간 단축이 버거운 중견·중소기업들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나노텍은 스마트 업무체제로 전환했다. 전자결재 활성화와 집중근무 시간 운영, 근태리더기 공장별 비치 등이 이뤄졌다. 하나머티리얼즈는 장시간 근무형태를 3조2교대로 개편한 뒤, 신규 채용에 나선다. 한솔제지는 생산기술직 ‘일자리나눔형 멀티플레이어’ 제도를 도입해 생산직원 24명을 신규채용했다.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 지난 2개월 동안 노동시간 단축 대상인 300인 이상 사업장 3627개를 조사한 결과, 59%가 이미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정부는 그러나 아직도 일부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인력 충원 문제 등 주 52시간제 준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연말까지 노동시간 단축 계도기간을 주기로 했다. 정부는 또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감소분을 월 최대 4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가장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의 연착륙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안간힘을 쏟고 있다. 중기부는 조기단축에 나서는 중소기업에 공공조달 심사항목인 신인도에서 가점을 주기로 했다. 인건비 등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노동시간 단축 중소기업을 긴급경영안정자금 우선심사 대상에 추가했다. 노동시간 단축 기업의 공정혁신 및 자동화 시설자금 3300억원도 우선 지원한다. 노동시간 단축 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 시 가점도 주고, 현장 핵심기술 체계화사업 지원기업 선정 시 노동시간 단축기업을 우선 지원한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계적인 추세로 근로시간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유연한 근로시간 제도가 확충돼야 하고, 과도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천종·정필재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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