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5월부터 본사 일부 조직 대상으로 유연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정한 집중근무 시간 외 시간에 자유롭게 출퇴근한다.
현대차는 시범 운영을 통해 △집중근무 시간 조정 △개인 용무의 근무시간 제외 문제 △일부 부서의 특수근무 형태에 따른 제도화 어려움 등에 대한 직원 의견을 수렴하고 해결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장 생산직 직원의 경우 이미 주 40시간 근무가 적용되고 있기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도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플렉시블 타임’ 제도를 시행 중이다. 직원들은 평일 및 휴일 출퇴근 시간을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 중 자유롭게 골라 일할 수 있다.
한화케미칼은 탄력근무제 확대와 시차 출퇴근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인 타임 패키지’를 만들었다. 패키지는 지난 4월 말부터 시범 운영 중으로 다음달부터 정식 운영된다. 근태 관리는 직원이 자발적으로 근로시간을 회사 시스템에 입력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불가피하게 2주 이상 연장근로가 발생할 시 휴가로 보상한다.
KT는 2017년부터 매주 수요일 6시 정시 퇴근을 장려하는 전사 캠페인 ‘가족사랑의 날’을 시행해 왔다. LG유플러스는 권영수 부회장 취임 후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신설한 ‘즐거운직장팀’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주 52시간 체제에 적응해 왔다. 직원들의 생애주기별 가족 프로그램 운영, 둘째·셋째 주 수요일 오후 5시 퇴근,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시차출퇴근제를 운영 중이며, PC오프제도 도입했다.
‘크런치모드’(마감 직전 초장시간 노동) 등으로 악명 높은 게임업계도 선택근무제 등을 활용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지난 3월 중순부터 하루 5시간 이상 근무하되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역시 탄력근무제를 시행 중인 넥슨은 7월 주 52시간 시행을 앞두고 이달 말쯤 직원 대상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건설업계는 고민이 큰 모습이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인해 공사기간 증가 등 상당한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버스 업계도 아우성이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노선버스업이 특례 대상에서 빠져 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 최대 8854명의 추가 고용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고 영세한 버스회사들이 무턱대고 기사를 추가 고용할 순 없어 당장 7월 이후 노선버스 운행 횟수 축소와 이에 따른 교통대란, 시민불편 가중 등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정필재·김선영·나기천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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