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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눈] 대구·경북 통합 성패의 전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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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21 23:43:28 수정 : 2024-05-21 23: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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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부정적이던 홍준표 시장
구체성 없이 장밋빛 전망 내놔
행정체계 개편 방향성은 물론
균형발전 확보안 제시가 먼저

대구시와 경북도의 행정통합 논의가 재점화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대구지역 22대 국회의원 당선자 모임에서 “대구시와 경북도는 ‘대구직할시’로 통합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이철우 경북지사가 “대구·경북이 단합해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가는 계기로 만들자”고 호응하면서다. 민선 7기 때인 2019년 권영진 전 시장과 이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는 2020년 총선 등을 거치면서 지지부진하다가 홍 시장이 2022년 7월 대구·경북광역행정기획단 사무국을 폐지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애초 홍 시장은 두 시·도 통합에 부정적이었다. 2022년 7월 민선 8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해 행정통합을 한다는 것이 난센스 중에 난센스라고 본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2년 사이 홍 시장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그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필요성으로 △급증하는 행정수요에 대한 신속한 처리 △중복되는 기관(사업) 통폐합에 따른 예산 절감 및 행정서비스 질 향상 등을 거론했다.

송민섭 사회2부장

통합에 따른 기대효과가 새로울 건 없다. ‘메가시티’, ‘광역경제권’ 통합 찬성론자들의 논리와 비슷하다.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인구 유출 등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통합 반대론자였던 홍 시장의 태도 변화는 어디에서 기인할까. 홍 시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두 시·도의 양적 통합이 아닌 대구직할시로의 질적인 통합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홍 시장은 “3단계 행정체계를 2단계 행정체계로 만드는 첫 시도”라고 자평했다.

여기서 3단계는 중앙정부-광역자치단체-기초자치단체가 아닌 중앙정부-시(市)·도(道)를 말하는 것 같다. 홍 시장은 대구시 간부회의에서 “직할시 개념을 부각시켜 행정안전부 지휘를 받지 않고 서울특별시와 같이 총리실로 지휘체계를 바꾸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듣는 이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특별·광역시와 (특별자치)도가 단계와 급이 다른 것인지, 옛 개념의 직할시가 작금의 광역시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호해서다.

홍 시장이 전한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홍 시장은 “통합 대구직할시가 되면 연방정부에 준하는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도 “미국 주정부처럼 운영해야 지방소멸과 저출생 문제 등 국가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에게 “중앙정부가 뭘 지원해 줘야 될지 들어보라”고 지시를 했다고 하니 홍 시장 전언이 전혀 빈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행정체계나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연방정부에 준하는 독립성 보장은 ‘립서비스’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조직과 예산은 행안부와 기획재정부가 틀어쥐고 있다. 지자체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방재정교부세는 면밀한 셈법에 따라 거의 기계적으로 산정된다.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등장한 수원과 창원 등 인구 100만명 이상의 특례시는 명칭 외 행·재정 특례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반면 구체성이 결여된 비전과 전망만으로 통합을 밀어붙이기엔 지역 간 갈등에 따른 광의의 비용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다. 홍 시장 말대로 경북도가 대구시에 흡수되는 형태로 행정통합이 이뤄진다면 공공기관 및 교육과 문화, 병원 등 각종 시설이 밀집한 대구로 인구가 쏠리는 ‘빨대효과’가 나타날 게 분명하다. 같은 세금을 내는 시민인데 거주지에 따라 일자리와 의료, 복지, 교육 등 공공서비스 격차가 더 벌어진다면 굳이 통합에 찬성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주민투표가 아닌 여론조사 방식으로 통합의 명분을 쌓겠다는 홍 시장 발언은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지난 수십년간 시·도는커녕 시·군·구 통합이 어려웠던 이유는 주민 각자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통합 논의가 대구굴기(倔起:우뚝 일어섬)의 출발점이 되고 미래지향적 행정체계 개편의 방향성을 제시하려면 지역민들 공감대를 얻는 게 급선무다. 홍 시장이 장밋빛 전망에 앞서 통합이 필요한 이유와 통합 방식, 균형발전 확보 방안부터 제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이유다.


송민섭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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