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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의영화산책] 드론이 여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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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04 20:37:51 수정 : 2021-08-25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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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얼마나 편리하게 만들까. 요즘 소형 무인항공기인 드론이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삶의 변화를 일궈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드론이 멋진 개막식을 연출하는 데 활용돼 기술이 예술적으로 승화되기도 했다.

 

영화에서도 드론이 등장하고 있다. 영화 ‘루퍼’(감독 라이언 존슨)에서는 주인의 지시에 따라 농약을 살포하는 농업용 드론이 나온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프로메테우스’에서는 동굴탐사대가 동굴에 진입하기 전 드론을 먼저 띄워놓고 스캔한 결과를 보고 동굴 내의 상태를 점검한다. 이처럼 현재 드론은 우리 주위를 맴돌며 일상에 진입 중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드론 무인배송 시험에 성공해 시행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한두 분야가 아니라 드론은 인간의 위험성을 줄여주고, 인력을 대체하는 다양한 분야로 진화하고 있다. 드론은 원래 공군의 미사일 폭격 연습용으로 제작됐으며 현재도 공군에서 사용되고 있다.

 

영화 ‘드론 전쟁: 굿 킬’(감독 앤드루 니콜)은 드론으로 전쟁을 치르는 공군 토머스 이건(이선 호크)의 갈등을 실화를 바탕으로 그리고 있다. 제트기 조종사로 파병 6회, 200번의 전투를 한 경력이 많은 공군인 그는 드론 전략팀에 배치돼 드론을 조종한다. 드론으로 탈레반 등의 테러리스트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민간인까지 죽이게 돼도 이 과정을 지켜보는 그의 상사는 ‘굿 킬’이라고 말한다. 마치 골프에서 ‘굿 샷’을 말하는 어감과 같은 느낌을 주는 ‘굿 킬’에 대해 토머스는 거부감을 느끼며 갈등한다. 드론 전략팀 소속 공군들은 비디오게임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토머스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실상 드론으로 하는 전쟁은 전투력과 군인의 희생 없이 이루는 결과이기에 상당히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러므로 한편으로 토머스의 갈등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토머스의 갈등은 드론으로 하는 전쟁 방식에 대한 갈등이 아니라 민간인까지 희생시켜야 하는 전쟁 자체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연암 박지원은 과거의 방식에만 매달려 변통할 줄 모르면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하는 과학 기술의 발전도 한번은 반성적으로 볼 필요는 있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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