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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길섭 대표 “3주째 두문불출 김정은, 30일 공개활동 재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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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26 16:11:56 수정 : 2018-03-26 16: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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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 접견 이후 3주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오는 30일 공개활동 재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가정보원의 북한분석관·대북정책관을 지낸 곽길섭(사진) 원코리아 센터 대표는 26일 ‘김정은은 왜 3주째 두문불출하고 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김정은이 오는 30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핵 건설 병진노선’ 제시 5주년(2013년3월31일) 기념보고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측했다.

곽 대표는 북한이 29일 남북 고위급접촉 이후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표하고 김정은이 30일 핵·경제 병진노선 제시 5주년 기념대회 참석해 핵·미사일 개발 완성을 재천명하는 동시에 병진노선의 또 다른 한축인 경제건설 매진을 독려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이 남한·미국과의 대화에 나선 것을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김정은의 위대한 결단으로 선전하고 다음달 3일 예정된 남한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당·정·군 간부들을 대동하고 관람할 것으로 곽 대표는 예상했다. 곽 대표는 “이제부터 김정은 위대성 선전의 화두는 ‘혁신 지도자’, ‘통일 지도자’, ‘미국과 담판을 벌이는 천출(天出) 리더’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재 김정은은 공개활동을 자제하고 다음달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몰두하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통일부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잠행과 관련해 “그 부분에 있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북측도 정상회담이 잡혀 있는 상황이고 하니 관련된 준비들을 하지않느냐, 그렇게 생각된다”고 밝혔다.

곽 대표는 “(김정은에게)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집권 이후 첫번째 정상회담이고 북미정상회담은 국제무대 데뷔전이자 세기의 대결장”이라며 “그만큼 고려할 것도 준비할 것도 많다”고 했다. 곽 대표는 “김정은의 새로운 전략전술 목표는 한마디로 ‘장기적인 조건부 비핵화를 전제로 한 제재완화·지원획득’”이라며 “그래서 김정은은 한미가 그토록 바라는 비핵화라는 단어를 서스럼없이 입에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의 특사단에게 말했다는 비핵화의 의미가 국제사회가 추구하는 북한의 비핵화와 같은 의미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북한 공식 매체는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표명은 물론이고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개최 자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곽 대표는 “김정은이 노린 것은 일종의 용어혼란일 것”이라며 “비핵화는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나아가 세계 비핵화”라고 지적했다. 곽 대표는 “그(김정은)가 말했듯이 선대(先代)의 유훈이자 지금까지 수업이 말해왔던 것”이라며 “그런데 럭비공 스타일의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해석하고 자화자찬하며 5월로 정상회담 날짜를 덥석 잡아버렸고 이후 마이크 폼페오(국무장관)와 존 볼턴(국가안보보좌관) 등 초강경파 인물들을 외교라인에 발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지금 김정은과 (북한의) 전략일꾼들의 머리는 쥐가 나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아래는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의 칼럼 전문.

김정은은 왜 3주째 두문불출(杜門不出)하고 있을까?

김정은이 꼭꼭 숨었다. 우리측 특사단 접견(3.5)을 통해 비핵화와 남북·미북 정상회담 의지를 표현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후 3주가 지나도록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분명 특이한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 회담(3.29) 제의를 받아들이고 평양이나 해외공관에도 특이동향이 없는 것으로 보아 급변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럼 김정은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금 최우선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4월 남북정상회담과 연이은 5월 트럼프와의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 공개활동을 자제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정상회담은 집권 이후 첫 번째 정상회담이고, 미북정상회담은 국제무대 데뷔전이자 세기의 대결장이다. 그만큼 고려할 것도, 준비할 것도 많다. 김정은은 지난해 11월 29일 핵미사일 개발 완료를 선언하고, 12월 8일에는 백두산에 홀로 올랐다. 중대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가히 기호지세(騎虎之勢)로 한반도 정세를 화해 무드로 바꾸는데 올인해 오고 있다. 김정은의 새로운 전략전술 목표는 한마디로 ‘장기적인 조건부 비핵화를 전제로 한 제재완화·지원획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김정은은 한미가 그토록 바라는 ‘비핵화’라는 단어를 스스럼없이 입에 올린 것이다. 김정은이 노린 것은 일종의 용어혼란일 것이다. 즉 비핵화는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나아가 세계 비핵화이다. 그가 말했듯이 선대(先代)의 유훈이자 지금까지 수없이 말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럭비공 스타일의 트럼프는 자신의 입맛에 맛게 해석하고 자화자찬하며 5월로 정상회담을 날짜를 덥석 잡아버렸다. 이후 폼페오, 볼턴 등 대북 초강경파 인물들을 외교라인에 발탁하고 있다. 지금 김정은과 전략 일꾼들의 머리는 쥐가 나고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가능성은 그다지 크진 않지만, 정상회담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와 계속되는 폭음으로 인해 건강에 다소 이상이 생겼을 상황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잘 아시다시피, 김정은의 가계는 혈관계통이 좋지 않은 ‘가족력’을 가지고 있다. 김일성은 김영삼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고, 김정일은 뇌출혈 후유증으로 사망하였다. 김정은도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130kg이나 나가는 초고도 비만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 통풍 등 성인병을 보유하고 있다. 건강을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2014년에는 족근관증후군 치료차 39일 동안 공개석상에서 사라진 적도 있었다.

그럼 김정은은 언제쯤 공개활동을 재개할 것인가?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30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핵 건설 병진노선’ 제시 5주년(2013.3.31) 기념보고대회로 예측된다. 북한은 3주가 지나도록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 사실을 주민들에게 공표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이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시간상으로 계속 덮고만 갈 수는 없다. 이제는 장고를 끝낼 시간이다.

필자가 예상하는 공개활동 재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29일 남북 고위급 접촉 이후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표한다. 그리고 30일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병진 노선 제시 5주년 기념대회를 개최하고 ‘핵미사일 개발 완성’을 재천명한다. 그리고 병진 노선의 또 다른 한축인 ‘경제건설’에 매진해 나갈 것을 독려한다. 이어 남한·미국과의 대화를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김정은의 위대한 결단으로 선전한다. 그리고 4월 3일 남북합동공연에 부인 리설주와 당정군 간부들을 대동하고 관람한다. 이제부터 김정은 위대성 선전의 화두는 ‘혁신 지도자’, ‘통일 지도자’, ‘미국과 담판을 벌이는 천출(天出) 리더’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정은의 도박과 같은 정책전환이 자기 뜻대로 될지? 아니면 부메랑이 될지? 아니면 뒤로 한걸음 물러날지? 그 운명의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김민서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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