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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대 속 한국문학의 울림 고민하겠다”

입력 : 2018-03-20 21:14:43 수정 : 2018-03-20 21: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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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신임 한국문학번역원장 “한국문학번역원의 임무를 기능 단위가 아니라 총체적인 한국문학의 진로를 세계문학이라는 지평 속에서 고민하고 모색하는 정책 단위, 국가적 전략 단위로 적극 재규정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번역원이 한국어 콘텐츠를 세계문학 무대에 하나라도 더 알리고 소개하기 위해 노심초사 애를 써온 덕분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과연 한국문학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막연하지만 근본적인 물음을 바탕으로 우리 자신을 다시 비추어 볼 때가 됐다는 생각입니다.”

이달 초 임명된 김사인(62) 신임 한국문학번역원장이 20일 낮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문학번역원의 새 역할과 포부에 대해 밝혔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5일 임명된 김 원장은 역대 원장 중 최초 한국문학 전공자답게 해외에 소개할 한국문학에 대한 새로운 관점부터 피력했다. 그는 “해외 번역 출판이 양적으로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단발성 문학상품으로 해외에서 소비될 뿐 한국문학 총체에 대한 이미지나 개념 형성에는 성공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한반도 이남, 서울 중심의 엘리트 문단문학 범위에 무의식적으로 오래 길들여오지 않았나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공간적으로는 한반도 강역 안에서 이루어지는 북한문학을 포함해 해외동포 문학 등 범한국어문학까지 번역원의 심층적 시야에 자리 잡아야 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서구식 현대문학이 우리 문학에 출현하기 이전 한자로 된 문학과 구비문학까지 확대해야 세계문학 무대 속에서 한국문학이라는 것이 깊은 울림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번역원에 한국어문학 부서를 신설해 세계문학의 관점에서 한국어문학의 내용과 형식을 확정하고, 남북한과 해외 동포문학을 아우르는 한국어문학의 통합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사인 신임 한국문학번역원장이 20일 서울 광화문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 원장은 이와 함께 중장기 사업으로는 국내 대표적인 문학출판사들을 적극 활용해 한국문학의 성공적인 해외시장 접속을 위한 에이전시 시스템도 확충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내세울 만한 사업으로는 지난 10여 년 동안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 하반기에 미국 코넬대에서 출간될 영문판 한국문학 앤솔로지를 소개했다. 홍명희 이기영 한설야에서 배수아 박민규 편혜영까지 아우르는 시대별 주요 작품 총 30종을 3권으로 나누어 출간하는 작업이다. 김 원장은 해외에 내보내는 한국 문인들도 보다 균형감 있게 선별하겠다는 의지도 밝히면서, 당장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진 못해도 한국문학의 기본을 소개하는 노력도 함께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사인 신임 원장은 서울대 국문과 출신으로 ‘창작과비평’ 편집위원과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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