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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車車∼’… 기대·아쉬움 교차한 자율주행차

입력 : 2017-11-19 20:55:04 수정 : 2017-11-19 20: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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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자율주행모터쇼’ 가보니 / 관심 높았던 인간 운전자와 장애물 경주 / 세차례 모두 져… 기술력·완성도 아쉬움 / 남지사 “안전 최우선 발전시켜 나갈 것” / 관람객 330여명 무인버스 직접 체험 / ‘싱크로나이즈드 퍼포먼스’ 탄성 자아내 “아, 격하게 치고 갔어요. 조금 아쉽습니다.”

자율주행차와 사람과의 장애물 경주가 펼쳐진 1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로시티. 빠른 속도로 상대 차를 앞질러 가던 자율주행차가 스티로폼 장애물을 세게 들이받고 말았다. 이후 확연히 느려진 속도와 미숙한 위기대처능력으로 자율주행차가 머뭇대는 동안 인간 운전자 차량은 유유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율주행차(뒷쪽)와 인간의 운전 대결에서 자율주행차가 앞서나가고 있다.
판교 자율주행모터쇼 운영사무국 제공
16∼18일 경기도와 서울대 주최로 열린 ‘2017 판교 자율주행모터쇼’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자율주행차 대 인간의 대결은 인간의 완승으로 끝났다. 장애물과 S라인 턴, 굴절 등 미션 구간 300m에서의 속도와 정확도를 겨룬 이번 대결에서 자율주행차는 여러 한계를 드러냈다.

인간 운전자와 세 번의 맞대결 중 한 차례도 완주에 성공하지 못했고, 핸들을 조금만 틀면 통과할 수 있는 상황에서 운전을 포기하는 등 판단력도 떨어졌다. 대결용 자율주행차를 개발한 충북대 ‘타요’팀은 “방송 장비가 많아 위치정보시스템(GPS)에 교란이 생겼고, 오르막길 등에서 실력발휘를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대팀은 ‘2017 대학생 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팀으로 이번 대결을 위해 대창모터스의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했다.

이날 본격적인 대결에 앞서 열린 남경필 경기도지사와의 시범 대결에서도 자율주행차는 장애물을 세 차례 충격한 뒤 코스 벽을 들이받아 실격 처리됐다. 남경필 지사는 “대학생들의 기술력이지 상용차량은 아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계속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율주행차가 인간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기대감을 갖게 한 부분도 있었다. 경기도는 이번 모터쇼를 통해 판교제로시티에서 판교역까지 운전자 없이 반복 주행하는 자율주행 버스 ‘ZERO셔틀’을 공개했다. 일반 자동차들과 혼재된 실제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 무인버스다. KT와 협업해 보안성이 강화된 전용 네트워크로 교통 정보를 받고, 모든 정보는 통합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해 제공한다. 오는 12월부터 1년간 ‘1단계 자율주행 셔틀 시범운행’을 시작하며 2019년 2단계 실증운영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열린 자율주행차 시승회도 평소 멀게만 느껴졌던 자율주행 경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사전 온라인 신청을 받아 선발된 330여명의 시승자가 직접 차량에 탑승해 자율주행차를 체험했다. 자율주행차 시승이 처음인 여러 운전자들은 색다른 경험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시승을 마친 대학생 A씨는 “직접 경험해 보니 더 신기한 기술 같다”며 “아무래도 돌발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컸는데 운전자가 직접 핸들, 브레이크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반자율주행 모드’도 가능하다고 하니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두 대의 자동차가 함께 박진감 넘치는 회전 묘기 등을 보여주는 ‘싱크로나이즈드 드라이빙’ 퍼포먼스도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국민대 자동차IT융합학과 박기홍 교수팀과 차세대융합기술원 김재환 박사팀의 자율주행자동차가 팀을 이뤘다. 장애물을 부드럽게 피해 주행하고, 서로 빠르게 엇갈리며 회전하는 등 화려하게 발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모터쇼임에도 완성차 업체의 참여가 전무했던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많은 국제 모터쇼들의 주요 화두였던 ‘자율주행차’를 주제로 열린 국내 첫 모터쇼였지만 기술력과 완성도 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성남=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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