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0.23%였다. 추석 직후 0.36%까지 치솟았던 상승폭이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정부의 추가 대출규제가 임박한 가운데 최근 정부가 대책 발표 일정을 못 박으면서 달아오르던 매수세를 잠재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요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권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13일 기준 상승률이 1.15%에 달했던 강동구는 20일 기준 0.16%까지 내려앉았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0.27%에서 0.02%로, 강남권도 0.39%에서 0.20%로 상승세가 꺾였다. 실제 강남구 개포동의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추석 전후 매수세가 이전보다 활발해 거래가 이뤄지면서 매물도 꽤 나오는 분위기가 잠깐 형성됐는데 얼마 전부터 다시 관망세로 돌아선 모습”이라고 말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8·2 대책에 담긴 금융규제가 은행에 본격 적용된 8월 말 이후 가계부채의 큰 흐름은 이미 바뀌었다”면서 “주택시장 기준으로 볼 때 8·2 대책이 큰불을 잡는 조치였다면 이번에 나올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잔불을 잡기 위한 것이었기에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8·2 대책 이후 지속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 흐름은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준비 중인 주거복지로드맵 발표도 예정돼 있어 매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자주 거론되는 ‘보유세 인상 논의’도 시장 침체를 야기하는 요인 중 하나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강남권 재건축 상승세는 말 그대로 일시적 호재로 인한 ‘반짝 상승’일 뿐”이라면서 “진짜 실수요자가 아니면 투자 목적 수요는 당분간 되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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