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리던 주민들의 호소에 건물주가 해당 여성을 이사시켰지만 매일같이 찾아와 자신을 쫓아냈다며 주민들에게 욕설을 한다. 주민 A(30)씨는 “이야기를 해보려 해도 대화 맥락에 인과관계가 전혀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이 여성의 행동은 피해망상과 반사회성을 띠고 있는 전형적인 조현병(調絃病·환각과 망상에 시달리고 기행을 벌여 사회 활동을 악화시키는 장애) 증상이다.
9일 사법당국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의 돌출행동과 공격적 성향은 이들이 속한 지역 사회의 불안요인으로 작동한다.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적절한 통제·관리 시스템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조현병 환자의 성향은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타인의 해코지를 당할 수 있다는 등의 피해망상이 실제 폭행으로 이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강원도 양양에서 자신을 차별한다는 망상에 시달리던 40대 조현병 환자가 어머니(80)를 때려 숨지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정신질환 범죄자 수도 2011년 5391명에서 2013년 6001명, 2015년 7016명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범죄의 결과도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대검찰청의 용역보고서 ‘정신질환자 관리실태와 범죄예방대책’에 따르면 일부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살인을 저지를 확률이 10배 정도 높고, 존속살인의 47%가 조현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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