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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명절 증후군, 출근하기 싫은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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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07 09:47:22 수정 : 2017-10-07 12: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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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장 연휴라는 올해 추석이 끝나가면서 직장인들은 벌써부터 아쉬움과 피로감을 느낀다. 이번 연휴를 맞아 길게는 10일 동안 ‘꿀휴가’를 만끽했지만 결국 회사에 돌아갈 운명(?)인 직장인들은 직장상사 눈치를 보면서 일상에 다시 적응하고자 제각각의 방식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에라 모르겠다” 땡땡이형


직장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 가장 긴 휴가를 보낸 박모(28)씨는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연휴가 끝나면서 업무상의 카카오톡은 울리기 시작했다. 박씨는 화요일부터 다시 출근할 예정이지만 달력만 보면 한숨이 나온다.

박씨는 연휴의 여운을 이어가고자 남몰래 계획(?)을 하나 세웠다. 바로 ‘위장근무’다. 영업직인 박씨는 근무시간의 대부분을 밖에서 보낼 수 있어 출근 후 눈도장만 찍고 곧장 집으로 달려가 이른바 ‘땡땡이’를 칠 생각이다. 집에서 잠을 자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후 박씨는 오후 6시에 회사에 전화해 현장퇴근을 한다고 보고하면 끝이다.

박씨는 “연휴가 길다보니 당장 일하려 해도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다”며 “나 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들도 은근히 업무를 땡땡이 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고 말했다.
먼저 일을 시작하는 모범사원


박씨와 달리 출근을 하기 전부터 일을 시작하면서 업무에 적응하고자 하는 모범적인 직장인들도 있었다. 연휴 마지막날에 밀렸던 일을 처리하고 해야할 일의 계획을 세운다는 생각이다.

국내 대기업에 재직중인 최모(28·여)씨는 연휴 끝자락인 오는 일요일부터 집에서 일을 할 생각이다. 무방비로 업무에 복귀해서 허둥지둥 하다가 직장상사에게 된서리를 맞는것 보다 수고스럽더라도 차라리 업무를 일찍 시작하는게 낫다는 판단이다.

최씨는 집에서 밀렸던 업무를 정리하고 추석이 끝나자마자 진행되는 프로젝트 보고서를 미리 만들 생각이다. 남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하기보단 직장에서 혼나지 않기 위해서다.

최씨는 “넋놓고 출근해서 혼나는 것보단 차라리 연휴를 쪼개서 일을 하는게 낫다”며 “게다가 회사에서도 연휴 끝나마자마 회의다 보고서 준비다 요구하면서 마냥 편히 쉴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선물 받으세요” 사바사바형


직장 상사의 비위를 맞추면서 업무에 적응하려는 직장인들도 있다. 주로 선물을 준비하는 방법이었다. 경기도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백모(31)씨는 연휴기간 동안 선물 몇개를 준비했다. 선물은 모두 직장상사에게 가져갈 것들이다. 부장, 차장, 과장 직급에 따라 모두 따로 준비했다.

백씨는 추석 연휴 하루이틀은 출근하라는 직장상사의 요구를 거절하고 10일 내내 쉬었던터라 다른 직원들보다 직장상사 눈치를 더 볼 수 밖에 없었다. 회사에 돌아가서도 눈치가 보일 수 밖에 없던 터라 선물로 눈칫밥을 상쇄한다는 작전(?)이었다.

백씨는 “연휴간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가기는 찜찜하다”며 “약소한 선물이더라도 싫어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또 직장상사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다”고 말해싿.

실제로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811명을 대상으로 명절선물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58.6%가 ‘챙길 필요가 있다’라고 답한 것으로

선물하려는 대상은 역시 ‘직장상사’가 5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직장인들은 연휴 뒤에도 상사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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