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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성공의 '키'는 리스크관리

입력 : 2017-07-03 17:41:44 수정 : 2017-07-03 17: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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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상품보다 낮은 금리로 제공…리스크관리 철저해야

케이뱅크, "빅데이터 활용한 정교한 신용평가모형 운영 중"
케이뱅크가 출범 3개월만에 연 목표를 뛰어넘는 등 높은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안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달 영업을 시작할 예정인 카카오뱅크에 더해 ‘3호 인터넷은행’ 출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인기의 주 원인인 저금리가 자칫 향후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리가 낮은 만큼 예대마진도 작으므로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말까지 총 5700억원의 여신을 끌어들였다. 올해 목표로 제시한 여신 4000억원을 출범 3개월만에 넘긴 것이다.

이처럼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데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가 주효했다. 케이뱅크의 주력 대출 상품인 ‘슬림K’의 금리는 연 4.2~9%에 불과하다.

똑같이 중신용자(신용등급 4~7등급)를 타겟으로 한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품보다 훨씬 저렴한 금리다. 일례로 인기 상품인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는 연 6.9~13.5%다.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 와우론’은 연 12~19.9%, OK저축은행의 ‘중금리OK론’은 9.5~18.9%, 웰컴저축은행의 ‘텐대출’은 8.9~19.9%를 기록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래 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등 최강자였으나 케이뱅크에 빠르게 잠식당하는 중”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금리가 낮은 쪽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불황이 지속되다보니 소비자들의 금리 민감도는 매우 높아졌다. 점포 비용, 인건비 등을 아끼는 대신 대출금리를 낮게 책정하는 인터넷은행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저금리가 2.65%밖에 안되는 케이뱅크의 '직장인K' 대출은 너무 신청자가 많아 이번달부터 판매를 잠정 중단했을 정도다.

그러나 너무 낮은 금리가 소비자에게는 좋아도 은행 경영상으로는 악재로 작용할 위험도 제기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중신용자 대상 리스크관리는 고신용자 대상보다 훨씬 힘들다”며 “케이뱅크는 은행 경영 노하우가 적어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부터는 케이뱅크의 중금리대출 연체율도 3%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며 “‘슬림K’의 금리와 예대마진을 감안할 때 3%를 초과한 연체율은 결국 손실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시중은행이 중금리대출을 취급하기는 하지만 별로 적극적으로 판매하지는 않는다”며 “리스크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반면 케이뱅크 측은 “이미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시행되고 있으므로 부실에 대해 별로 염려할 필요는 없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나이스신용평가의 신용평가모형에 더해 빅데이터 분석까지 하고 있다”며 “오히려 타 금융사보다 더 정교한 신용평가모형을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는 우선 신용평가사의 모델로 대출자의 신용등급, 소득 등을 평가한다. 여기에 통신비 납부, 해외여행 주기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빅데이터를 모아 대출 여부 및 금리 산정에 활용하고 있다.

노하우 부족 우려에 대해 케이뱅크 측은 “리스크관리본부장이 우리은행 출신이고 그 외 직원들도 모두 시중은행에서 리스크관리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라며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또 “편리한 대출 절차 때문에 중신용자뿐 아니라 고신용자들도 케이뱅크를 자주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연체율이 시중은행보다도 훨씬 낮은 상태라 내년에도 그리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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