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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톤

입력 : 2011-10-07 00:47:17 수정 : 2011-10-07 00: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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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덫에 걸린 완벽주의자 가석방 심사관 잭(로버트 드니로)은 퇴직을 몇 주밖에 안 남기고 있다. 항상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대로 퇴직 전에 맡은 일들을 스스로 깔끔히 끝마치고 싶어 한다. 살인방조와 방화로 유죄판결을 받은 스톤(에드워드 노튼)의 가석방 심사가 그의 마지막 업무다.

첫 면담부터 삐딱하게 나오는 스톤의 언행에 잭은 몹시 불괘하지만 자신의 ‘완벽한 퇴직’을 이루고 싶은 마음에 면담을 이어간다. 가석방 심사일이 다가올수록 초조해진 스톤은 아름답고 뇌쇄적인 아내 루세타(밀라 요보비치)에게 잭을 유혹하게 한다. 신앙과 사회적 규범으로 짜놓은 자신만의 틀 안에서 나름대로 완벽한 삶을 살아오던 잭이었지만, 루세타의 유혹을 피해 가지 못한 채,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절대 비밀로 해야 해요.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돼요.”

열정적인 섹스 뒤로, 매사 당당하던 잭이 루세타에게 할 수 있는 말이라곤 군색하게도 이것이 전부다. 보수주의자, 완벽주의자의 체면이 구겨지고, 잭은 자기 덫에 걸린 심정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스톤은 갑자기 가석방을 거부하고, 루세타는 잭에게 남편의 가석방 심사와 상관없이 잭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적 배우 로버트 드니로, 신이 내린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에드워드 노튼, 그리고 섹시하고 강렬한 여전사로 스크린을 평정한 밀라 요보비치. 영화 ‘스톤’의 주인공들을 보자면, 적어도 이 영화가 날림으로 만들어지진 않았을 거란 듬직한 믿음을 안겨준다.

영화 ‘스코어’ 이후 10년 만에 호흡을 맞춘 로버트 드니로와 에드워드 노튼의 숨막히는 연기 대결이 이 작품의 강점이다. 여전사의 옷을 벗어 던지고 유혹의 아이콘으로 새롭게 태어난 밀라 요보비치도 극의 한 축을 담당하며 제 몫을 충분히 해낸다. 커다란 액션이나 행동 없이 눈빛과 손짓, 목소리만으로도 인물 사이의 극적인 긴장감을 제대로 풀어내며, 이들의 연기 내공을 가늠케 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세상에 나와 있지만 갇힌 삶을 사는 잭’과 ‘감옥이라는 공간 속에서도 자유를 느끼는 스톤’의 상반된 모습은 오히려 영화가 끝난 뒤 더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인간은 겉모습을 보고, 신은 마음을 본다.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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