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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아찌아족 한글 도입 2년… 그동안 어떤 일이

너도나도 지원空約 남발… 공식문자로 채택된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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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4-14 01:03:32      수정 : 2011-04-14 01:03:32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세종대왕상 밑 ‘세종이야기 전시관’에는 ‘찌아찌아 한글 이야기’ 코너가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찌아찌아족은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었으나 표기할 문자가 없었다. 그들은 고유어를 보존하기 위해 라틴어나 아랍어보다 고유 언어의 발음과 의미를 잘 살릴 수 있는 한글을 2009년 8월 공식 문자로 채택하였다”고 적혀 있다. 코너에는 “이들의 한글 교육은 한국인 선생님의 현지 파견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기록돼 있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현지에 파견된 한국 교사는 없고, 한글이 찌아찌아족의 공식 문자도 아니다. 한글교육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여러 약속들도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있다.

12일 관련 학계 전문가 등에 따르면 바우바우시에 세종학당 설립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찌아찌아족의 한글 도입 이듬해인 2009년 한글날 축사에서 “한글은 이제, 문자가 없는 언어의 새로운 문자가 되고 있다”며 “세계 각국에서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한글을 쉽게 배우고 한글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세종학당을 확대 설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까지 왔다갔는데…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방한단이 2009년 12월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비석에 새겨진 훈민정음을 읽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세종학당은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을 위해 해외에 교육기관을 만들어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2015년까지 500개의 세종학당을 세울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 초 찌아찌아족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겠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 세종학당 사업을 신청한 A문화재단과 B대학교가 모두 ‘보류’ 판정을 받았다. 서로 사업을 하겠다고 충돌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결과적으로 1년에 3월 학기와 9월 학기에 맞춰 두 번 심사가 이뤄지는 세종학당 사업은 빨리 진행되더라도 5개월은 지나야 한다. 세종학당이 세워지면 연간 3000만∼5000만원의 국비 지원을 받아 안정적인 한글 교육이 가능하다.

초창기 한글 보급에 적극 참여의사를 밝힌 서울시도 지금은 ‘먼 산 보듯’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09년 12월 바우바우시와 교류 의향서를 체결한 뒤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용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바우바우시에 서울문화센터 설립 방안 검토와 바우바우시 도시개발 사업 협조 의사도 비쳤다. 그러나 이 사업들은 사실상 검토 단계에서 중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글교재 보급을 준비하는 것 외에 한글 관련 사업은 없고 찌아찌아족 초청 계획만 있다”고 밝혔다.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 채택’했다는 무책임한 홍보도 말썽이다. 찌아찌아족은 현재 한글을 ‘비정규 과목’으로 분류, 원하는 학생만 수업을 듣는다. 박희 서원대 교수는 “인도네시아엔 종족이 많고 한글 도입을 반기지 않는 세력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문광부 관계자 역시 “우리나라가 찌아찌아족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기엔 불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바우바우시의 정치 사정도 향후 한글 정착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송승원 서강대 교수는 “처음 한글을 적극 도입했던 타밈 바우바우 시장이 2013년에 바뀐다”며 “지금처럼 진행되면 한글 정착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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