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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인터넷, 그리고 루머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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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9-24 17:07:46 수정 : 2008-09-24 17: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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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현 온라인뉴스부장
전 세계인들이 지금처럼 인터넷에 동시접속을 하고 실시간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은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이라는 인터넷 주소체계(URL) 발명 덕분이다. 오늘날 간단한 동작만으로 글로벌 인터넷의 혜택을 누리게 한 중심에 영국 출신 과학자 팀 버너스 리 (Tim Berners-Lee) 박사가 있다. 그래서 그를 월드와이드웹의 창시자라고 부른다.

그의 인터넷 주소체계 발명 덕분에 웹이 널리 보급됐을 뿐 아니라 이용자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웹은 각종 정보를 저장하는 창고 역할과 함께 흩어진 정보를 누구나 손쉽게 찾을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인류 역사상 엄청난 발명을 안겨준 그가 최근 영국의 한 언론에 “인터넷이 믿지 못할 지식으로 넘쳐 나고, 각종 루머의 확산 도구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부정확한 정보와 각종 음모가 웹을 타고 급속하게 퍼져 나가고, 마치 이것이 사실인 양 호도된다고 토로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10여명이 신봉하는 컬트적 사고가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 순식간에 ‘신뢰할 만한 공식’으로 바뀐다”. 그래서 루머와 진짜 과학을 구분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버너스 리 박사의 지적은 세계 어느 곳보다도 우리나라에서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생후 2년 이상이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하루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길다. 웹 서핑을 가장 좋아하는 여가활동으로 꼽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이처럼 인터넷 사용은 보편화됐지만 불행하게도 웹상에서 사실과 루머, 과학과 미신을 구별하기는 점점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실례로 이달 초 GS칼텍스에서 대규모 고객정보가 유출된 뒤 인터넷에서는 터무니없는 괴담이 나돌았다. 국내 사상 최대의 고객정보가 유출돼 충격을 주는 가운데 “GS칼텍스가 고객들에게 사과하는 의미로 무료로 주유를 실시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 것이다. 기사체로 작성된 이 글은 많은 사람의 관심과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무료 주유라는 글은 인터넷에서 급속히 퍼져나갔고, 급기야 다음날 주유소에서는 고객과 직원 사이에 이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지는 사태로까지 발전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한 사이트 이용자들이 ‘우리도 한번 띄워보자’며 장난 삼아 괴담을 인터넷에 올린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다행이 괴담은 별 사고 없이 마무리됐지만, 지금도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GS칼텍스 무료 주유’라고 치면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이 같은 내용이 버젓이 나온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에서는 괴담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루머가 사실로 굳어질지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겠다며 검색하다 보면 ‘당신은 낚였습니다’라는 비아냥거리는 글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하고, 이마저도 진실 여부를 알 수 없는 것이라면 머지않아 인터넷 무용론이 나오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검색한 지식을 놓고 루머와 사실을 구별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 되어가는 사실이 실로 한탄 스럽다.

인터넷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신뢰할 만한 사이트를 골라내고, 매일매일 받는 이메일이 믿을 만한 것인가를 판단하기 위해 더 이상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게 해서는 안 된다.

진실과 거짓, 루머와 사실을 구별하는 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들이기 전에 인터넷 윤리를 바로 세워야 한다. 이것이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시대적 소명이다.

류영현 온라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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