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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는 동생 선광씨

입력 : 2005-07-11 14:48:00 수정 : 2005-07-11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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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아버지 그대로…정말 우리형님이 맞네” “형님 얼굴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쏙 빼 닮았네. 그리고 말하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우리 형님이 맞네….”
국군포로 장선생씨의 동생 선광(71·사진)씨는 10일 서울 강동구 성내2동 집에서 취재팀이 지난달 중국 현지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해온 형님의 인터뷰 동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장씨는 “50년도 더 됐지만 형과 동해안에 놀러가 조개를 따고 같이 놀던 기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장씨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형의 얼굴이 비춰지는 노트북을 바라보다가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선광씨는 “한국전쟁 휴전을 불과 사흘 앞두고 군의 통지를 받았는데 형이 전투 중에 실종됐다는 내용이었다”며 “전사가 아니라 실종이어서 반드시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는 장남이 살아 돌아올 것으로 믿고 무당을 데려다가 굿을 하고 수년 동안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도 하셨다”며 “명절 때는 형님 밥상을 따로 차리고 차례를 지냈고, 매년 현충일에는 가족들이 위패가 모셔진 국립현충원을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선광씨는 “중풍으로 고생하시던 어머니가 25년 전에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형을 찾으셨다”며 “공부를 많이 하고 똑똑한 형님만 곁에 계셨어도 우리 가족이 전쟁 직후 그 지긋지긋한 고생을 덜했을지 모른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선광씨는 “형님이 귀국하시면 곁에서 모시겠다”며 “북에서 너무 고생하고 못 드셔서 빼빼 마른 것 같은데 끼니를 제대로 챙겨드리고 한국 생활 적응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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