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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코딩·3D 그래픽… 강의실서 배운 ‘K테크’ 세계와 나눈다 [지방기획]

입력 : 2025-08-29 06:00:00 수정 : 2025-08-28 23:35:07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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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과학기술 메카 GIST

국경 넘은 IT 지식나눔
학부생 봉사단 라오스·캄보디아 찾아
3D프린터 활용 등 다양한 테크교육
국제교류·개도국 IT격차 해소 기여

로봇·신약개발 괄목할 성과
사람과 협업하는 ‘AI로봇 파지’ 모델
보행보조 로봇 적응형 워커 개발 등
다양한 연구 분야서 세계의 주목받아

글로벌 리더 양성에 진심
14개 학부 올초 4개 단과대로 개편
중등단계부터 AI인재 양성 체제 운영
사회공헌단 ‘피움’ AI과학캠프 개최도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학부생들은 올 여름방학 때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도서관과 연구실이 아닌 개발도상국가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입체(3D)그래픽 디자인과 인공지능(AI), 홈페이지 제작 등 정보기술(IT)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뿐만 아니다. K팝과 음식 만들기, 전통놀이 등 K컬처를 함께 나누면서 언어와 환경의 제약을 뛰어넘는 소통을 했다.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중·고교에서 국경을 넘는 IT 지식나눔 실천으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디딤돌을 놓았다.

올해 처음 해외봉사를 다녀온 단원들은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았다는 반응이다. 라오스에 다녀온 서승완씨는 “언어 장벽은 있었지만 이미지 자료와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며 “현지 학생들의 열정적인 반응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광주 첨단지구에 위치한 지스트 전경.

해외에서 학부생들이 흘린 구슬땀만큼이나 교수 연구실과 실험실에서는 AI 등 세상을 바꾸는 연구들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 최고 성능의 AI 로봇을 개발하고 신약 개발 과정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설계하는 AI 모델을 내놓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과학기술로 세상을 바꾸고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지스트의 연구는 끝이 없다.

◆해외봉사·과학캠프 등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

지스트의 월드프렌즈코리아 IT 봉사단으로 선발된 학부생 28명은 올 여름방학 기간에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서 IT 교육과 문화교류를 통한 사회봉사활동을 펼쳤다.

라오스에는 총 16명의 학생이 7월14일부터 8월1일까지 3주간 수도 비엔티안과 방비엥 지역에서 봉사했다. 봉사단은 비엔티안 수도 기술개발센터와 방비엥 에스닉 스쿨에서 현지 중·고교생 및 공무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3D 그래픽 디자인과 AI, 홈페이지 제작, MS오피스, 코딩 등 다양한 분야 IT 활용법과 K팝과 한국 전통음식 만들기, 전통놀이 등 한국문화, 한국어 교육을 했다.

캄보디아에서는 12명의 봉사단이 7월16일부터 8월5일까지 시엠레아프 지역의 사사르담고교에서 교육봉사를 했다. 사사르담고등학교 재학생 92명을 대상으로 AI와 파이썬, 3D 프린터 활용교육을 포함한 IT 강의와 함께 K팝, 음식 만들기, 전통놀이 등 한국 문화와 한국어 교육을 했다.

이번 해외 봉사는 개발도상국가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학부생들에게는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책임감과 나눔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스트는 이번 해외 파견을 계기로 현지 기관과의 지속적인 협력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봉사단과 함께한 정용화 지스트 대외부총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국제교류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스트는 여름방학을 맞아 미래 과학기술 인재를 발굴하고 이공계 진로 체험을 지원하기 위해 ‘GIST와 함께하는 AI 과학캠프’를 개최했다. 과학캠프는 지스트의 사회공헌단(피움)이 운영하는 지식나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등학교 4~6학년생들을 캠퍼스로 초청해 열렸다. 육군 상무대와 광양제철의 추천을 받은 60여명을 대상으로 AI를 주제로 맞춤형 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참가 어린이들은 지스트 교수진의 AI 특강을 비롯해 캠퍼스 투어, 재학생 멘토와 함께하는 실습, 연구실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중심대학의 강의실·연구실, 캠퍼스를 직접 체험했다. 가장 관심을 끈 프로그램은 우주 발사체 등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학생동아리 ‘행성탐사연구소’가 진행한 로켓발사 체험이었다. 이들은 모형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을 관찰하며 우주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로봇·신약 개발 등 세계가 주목한 AI 성과

지스트는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AI 연구 성과를 냈다. 우선 사람과 협업할 줄 아는 세계 최고 성능의 AI 로봇 파지(grasp) 모델을 개발했다.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물체를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잡기 위해서는 정교한 파지기술이 필수다. 기존의 파지기술은 물체의 종류나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모델 학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한된 데이터세트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었다.

지스트 AI융합학과 이규빈 교수 연구팀이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작업자와의 협업을 고려한 세계 최고 성능의 혁신적인 로봇 파지 모델(GraspSAM)을 개발했다. 작업자와의 협업을 고려한 혁신적 AI 모델(GraspSAM)은 점, 박스, 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롬프트 입력을 지원해 한 번의 추론만으로 물체의 파지점을 정확히 예측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기존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학습되지 않은 물체라도 복잡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파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AI융합학과 김경중·김승준 교수 연구팀은 AI 기술을 적용한 보행보조 로봇 적응형 워커(Adaptive Walker)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기존 보행보조장치의 한계로 지적된 조작의 복잡성과 안정성 문제를 극복해 고령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직관적인 이동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적응형 워커는 사용자 의도에 따라 속도를 자동조절하는 기능과 경사로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도록 돕는 두 가지 핵심 기능을 탑재했다.

지스트는 내성균 맞춤형 항생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설계하는 AI 모델 램프도 개발했다.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남호정 교수와 화학과 서지원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박테리아의 유전자 정보와 항균 펩타이드 간의 활성관계를 분석해 균종 특이적인 펩타이드 기반 항생제 후보물질을 제안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같은 성과는 국내 최초로 중등 단계부터 창의적 인재를 육성해 기술 정책을 아우르는 AI인재양성체제에서 비롯했다는 평가다. 지스트는 올 2월 기존 14개 학부·학과를 4개 단과대학(정보컴퓨팅대학·자연과학대학·공과대학·생명의과학융합대학) 중심으로 개편해 학문 간 융합과 공동연구를 촉진하고, 교육·연구 단위의 규모를 확대해 대외 경쟁력을 강화했다.

 

◆임기철 지스트 총장 “광주 AI+X특구 지정된다면  신약개발 산업 등 날개 달 것”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민과 호흡하는 게 대학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임기철(사진) 총장은 광주·전남지역 기업들과 공동연구와 기술이전, 인재교류 프로그램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지역과 대학이 함께 손을 잡아야 최첨단 기술경쟁, 저출생·고령화, 지방소멸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지론 때문이다. 임 총장은 28일 “2023년 기준으로 GIST가 체결한 누적 기술이전 계약은 406건이며, 이 중 48%인 196건이 광주·전남지역 기업과 이뤄졌다”고 전했다.

 

지스트는 대학 연구소의 첨단장비를 외부 기관과 공동으로 활용하는 등 지역 연구 생태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임 총장은 “지난해 2월 전남대 등 지역 20개 대학과 장비 공동 활용 협약을 맺었다”며 “장비 목록 공유와 시험분석료 할인 등 실질적인 협력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총장은 지난 달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그는 지난 2년간의 성과를 묻자 30대 혁신방안 추진을 꼽았다. 임 총장은 “지스트가 그동안 추격자의 위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추월자로서 전환기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대학 구성원들의 신뢰가 쌓이면 선도자로서 국가의 지식 혁신을 충분히 선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해 초 단행한 학사조직 개편과 관련해 임 총장은 “병렬적으로 단순 확장됐던 14개 학부·학과 체제를 4개 단과대학 중심으로 체계화했다”며 “AI(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올바른 방향을 결정짓는 것은 인문사회과학이라고 판단해 인문사회과학부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임기 후반부에는 빌드업 과정으로 무엇보다 발전기금 확보 절실하다”고 밝힌 임 총장은 “지스트 발전기금은 100억원으로 2000원에 달하는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 일단 200억원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지역출신 기업인들과 대학 비전을 공유하겠다”고 했다.

 

광주의 AI 집적단지 지정에 대해 임 총장은 “광주가 인프라 면에서 열세이지만 오히려 유연한 규제와 실증이 가능한 AI 실증 도시로서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에서 광주를 AI+X(AI와 모든 분야 융합) 실증특구로 지정해 규제 샌드박스형 지원을 확대한다면 지스트는 AI에 기반한 신약개발과 자율주행 등 분야별로 실증과 사업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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