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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홈즈”… 부동산 중개 넘어 프롭테크기업 선도 [K브랜드 리포트]

입력 : 2023-03-22 01:00:00 수정 : 2023-03-21 21: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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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직방

휴대폰 앱으로 원·투룸 중개 시작
아파트·분양 정보까지 영역 확장
매물 3D·VR 투어… 비대면 상담도

삼성SDS 홈IoT 사업 부문 인수
도어록·월패드 등 솔루션 개발
사우디기업과 협업… 해외서 호응

직방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한 국내 최초의 기업이다. 서비스 초반에는 원룸이나 투룸의 전·월세 매물 위주였지만, 점차 아파트 매매와 신축 분양정보까지 영역을 넓혀 나갔다. 지난해 11월에는 새 기업이미지(CI)를 공개하며 리브랜딩을 선언했다. 사물인터넷(IoT)를 비롯한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나선 직방은 이제 부동산 서비스의 디지털 혁신에서 더 나아가 주거 공간의 혁신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직방은 지난해 11월 새로운 CI와 슬로건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스마트홈 진출을 선언했다. 직방 제공

◆‘발품 대신 손품’ 만든 1세대

21일 업계에 따르면, 직방은 2012년 부동산 중개거래 분야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당시 급성장하던 2030세대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원룸, 투룸 등 전월세 매물 정보에 집중했다. 허위매물로 인한 헛걸음을 하지 않고 매물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5장 이상의 촬영 사진을 포함한 구체적인 정보가 담긴 리스트를 구축하는 게 직방 서비스의 핵심이었다.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찍은 방 사진’을 보여주겠다는 의미가 바로 ‘직방’이었던 셈이다.

기존에는 방을 구하는 것은 부동산 중개업소 여러 곳을 찾아 매물을 소개받고 일일이 방문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고단한 작업이었다. 직방이 등장하면서 간편하게 휴대전화 앱으로 원하는 조건의 매물을 검색한 뒤 일부만 방문하는 식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발품 대신 손품’의 시대가 온 것이다.

직방은 프롭테크가 부동산 중개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라고 보고, 소비자를 위한 정보제공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해왔다. 이용자도 꾸준히 늘어 서비스 개시 3년차에 100만건을 기록했던 누적 앱 다운로드 수는 지난해 3500만건을 돌파했다.

◆3D·VR 등 프롭테크의 진화

원·투룸 중개에서 프롭테크의 가능성을 확인한 직방은 2∼4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한 아파트 단지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아파트를 살 때 교통과 입지부터 실내 공간, 조망권, 부대시설, 시공사 등 다양한 요소를 꼼꼼히 따져보고 싶은 바람과 달리, 매수자는 직접 매물을 보고 정보를 파악할 기회가 많지 않다. 아파트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프롭테크로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게 직방의 구상이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3차원(3D) 단지투어’다. 디지털 트윈(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 기술을 활용해 아파트 단지 전체를 3D로 구현한 것이 특징인데 동·호수 내부 구조는 물론, 밖으로 보이는 전경과 시간대별, 계절별 일조량 등의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홈투어’는 360도 VR 카메라로 촬영한 실제 매물의 영상을 통해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둘러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담당 공인중개사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기 때문에 허위매물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직방의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VR홈투어를 제공한 매물의 조회수는 일반 매물 대비 8배 이상 높게 나타났고, 공인중개사에게 연결되는 건수도 4배가량 더 많았다.

직방은 비대면으로 실시간 고객 상담이 가능한 ‘중개라이브’ 툴을 제공해 관심 매물 상담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근 시세 흐름 등 시장동향 컨설팅까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모바일 사용 환경이 익숙한 고객에게 최적화된 양질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방을 이용하는 공인중개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영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분양 단지에 대한 서비스도 진화했다. 앱 이용자 대상으로 지역별 신축 분양 목록을 제공하고, 청약 일정과 경쟁률, 인근 단지 시세 등의 정보를 안내하는 것은 물론, 분양공고가 발표된 단지에 대해서는 24시간 내에 3D 단지투어도 가능하다. ‘모바일 모델하우스’는 3D, 컴퓨터그래픽 기술 등을 활용해 모바일로 각각의 주택형과 세부 옵션이 완벽하게 구현된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는 서비스다. GS건설의 DMC덕은지구, 호반써밋 DMC힐즈(84B)의 경우에는 견본주택 없이 이 서비스만 활용해 100% 온라인으로 분양을 진행하기도 했다.

직방이 구상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이 적용된 도어록과 월패드의 모습. 직방 제공

◆이번엔 스마트홈, 중동 진출 문턱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직방은 주택 수리·보수 전문가, 방충·방역 전문가, 공인중개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주택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택트파트너스’ 구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비롯한 기존 업역 단체의 반대 등으로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지 못했다. 여기에 고금리와 경기 둔화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는 상황도 발목을 잡았다.

원·투룸에서 아파트로 영역을 확장했던 직방의 다음 선택은 스마트홈이다. 지난해 삼성SDS의 홈IoT 사업부문 인수 절차를 마친 직방은 ‘Beyond Home’이라는 새로운 슬로건도 정했다. 집이라는 물리적인 공간 제약을 벗어나 그 안의 주거생활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확장한 개념이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새 CI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모바일 기기의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하듯 주거 생활 공간 또한 홈 OS의 업데이트라는 맥락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홈 부서를 신설하고 도어록·월패드를 포함한 스마트홈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해외 시장에서 먼저 반응이 나타났다. 직방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제1회 한·사우디 주택협력 포럼’에 스타트업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가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도시농촌주택부 산하 국영기업인 국립주택회사(NHC)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직방은 사우디아라비아 부동산 시장 디지털화를 위한 메타버스 및 스마트홈 시스템 마련과 네트워크 구축 등에 협조할 계획이다.

직방 관계자는 “삼성SDS 홈IoT 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도어록·월패드를 포함한 스마트홈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NHC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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