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바이든, 룰라 조기 방미 요청… "빨리 만나 공조하자"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2-12-06 07:22:56 수정 : 2022-12-06 07:22:5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대선 불복 시위에 '트위터 편향' 논란까지
룰라 정권 안정돼야 '기후 대응' 협력 가능
바이든, 브라질 새 정부에 힘 실어주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초 브라질 대통령에 취임할 예정인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당선인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대선 당시 경쟁자였던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지지자들이 불복 의사를 내비치고,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마저 “브라질 대선 당시 트위터가 좌파 후보에 편향됐을 수 있다”고 밝힌 터라 주목된다.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곧 출범할 룰라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5일(현지시간) 브라질을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악수하고 있다. 룰라 당선인 트위터 캡처

룰라 당선인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난 사진을 올렸다. 앞서 백악관은 설리반 보좌관과 국무부 관리들의 브라질 방문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함께 게시한 글에서 룰라 당선인은 “오늘(5일) 나는 설리번 보좌관으로부터 바이든 대통령이 보낸 백악관 방문 초청장을 받았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하고 브라질·미국 양국 간 관계를 심화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룰라 당선인은 언제 미국을 방문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는데 아마도 대통령 취임 이후가 될 전망이다. 룰라 당선인의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시작한다.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인수해야 하는 만큼 아무래도 그때까지는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월 브라질 대선에서 룰라 당선인이 50.9%의 득표율을 얻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49.1%)에 가까스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즉각 그와 전화 통화를 나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을 축하하며 “기후변화 대응, 식량 안보, 민주주의 증진, 이주자 대책 등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해 파트너로서 공조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2003∼2010년 브라질 대통령을 지낸 룰라 당선인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라고 부른 인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냈다. 당연히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도 룰라 당선인, 그리고 브라질과의 관계 개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기후변화 예방을 위해선 광활한 아마존 삼림을 가진 브라질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난 11월30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이 대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브라질리아=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룰라 당선인의 조기 방미를 추진하고 나선 것은 브라질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잡음을 신속히 해소함으로써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은 대선 결과 연임이 좌절된 뒤 딱히 불복을 시사하진 않았으나 그렇다고 패배를 인정하거나 룰라 당선인을 축하하지도 않았다. 그의 지지자들은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대대적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심지어 군대의 개입, 즉 쿠데타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의 태도도 혼란스럽다. 그는 브라질 대선 당시 트위터가 룰라 당선인에게 유리하게, 또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한테는 불리하게 편향적인 행보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직원들이 좌파 후보를 선호했을 수 있다”며 관련 의혹을 조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 결과에 따라선 룰라 당선인의 정통성이 흔들리고,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지지자들의 대선 불복론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이런 골치아픈 상황을 어떻게든 막고 싶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