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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정면충돌...정청래 과방위원장 “혀 깨물고 죽으란 게 잘한 건가” VS 권성동 “가르치려 들지 마라”

입력 : 2022-10-14 09:17:16 수정 : 2022-10-14 10: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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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박성제, MBC 노영방송 소굴로 만들어”
민주당 “대통령실과 여당 감정 반영된 언론탄압”
권태선 “비판 표적돼”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앞줄 가운데)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오른쪽)을 회의장 밖으로 불러내고 있다. 뉴스1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MBC의 윤석열 대통령 발언 보도를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MBC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했다는 기존 입장을 내세우며 박성제 MBC 사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MBC는 자신들이 지키겠다고 선언한 가이드라인과 제작 준칙을 지키지 않은 것을 언론 자유라고 주장하고, 정부와 여당이 항의한 것을 언론탄압이라고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 윤두현 의원은 “MBC ‘뉴스데스크’가 정치 풍자 코미디인지 오늘 처음 알았다”며 “MBC 뉴스데스크보다 1시간 전에 방송된 채널A 뉴스에서는 양쪽의 엇갈리는 입장이 있다는 앵커 멘트를 했고, 양쪽 입장을 구체적으로 비교해서 이 논란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이야기가 있으면 전해 주고 판단은 시청자가 하게 하면 된다”며 “왜곡된 것을 바로 잡으라고 하는데 MBC가 언론 탄압이라고 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모독이다. 왜 MBC만 가지고 그러냐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권성동 의원은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노무현 서거 13주기’를 ‘11주기’라고 잘못 발언했는데 MBC는 친절하게 자막을 집어넣어 실수를 덮어줬다”며 “윤 대통령의 경우 앞뒤 문맥 전후 상황을 살펴봐도 미국이라는 자막이 들어갈 이유가 없음에도 넣어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박성제 MBC 사장를 겨냥했다.

 

박 의원은 “이 ‘막장 방송’을 이끄는 행동대장은 박성제 MBC 사장”이라며 “MBC를 더이상 공영방송이라고 볼 수 없다. 민주당 방송,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방송, 북한 조선중앙방송보다 더 심하다”고 질타했다.

 

이에 야당은 해당 보도를 MBC만 한 게 아니라며 정부여당이 세무조사·민영화 등으로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바이든 자막은 지상파 3사가 모두 달았는데 MBC에만 항의하고 세무조사 등의 압박을 가하는 것은 언론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은 것은 15시간 이후 늑장 대응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영찬 의원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가 인플레이션 질문을 할 때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멍청한 XXX (What a stupid son of bitch)’이라고 하고 기자에게 사과했다”면서 “MBC만 찍어서 탄압하는 것은 평상시 MBC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의 감정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을 김일성 주의자라고 지칭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발언을 소환하며 “공인은 말로 국민과 소통하고 말의 무게가 너무 커지면 흉기가 되는데, 그런 면에서 MBC는 대통령이나 국민의힘보다 훨씬 용감하고 솔직한 것 같다”고 MBC를 두둔했다.

 

더 나아가 “‘PD수첩’에 대해 대역을 썼네, 안 썼네 시비를 걸지만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을 지적에 대해 누구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며 “우리당도 채널A나 TV조선의 비판적 논조를 감내하고 정정 보도를 요청하지 고소·고발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여야의 말싸움이 국정감사 내내 이어지자 정청래 의원은 “피감기관에 대한 인격모독적 발언을 삼가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특히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MBC과 방문진을 향해 ‘동종교배’라고 말하자 “이런 말씀은 자제해 주는 게 좋다. 권성동 의원도 며칠 전에 곤욕을 치르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가르치려 들지 말고 사회 잘 보시라”고 반발했고, 정 위원장은 “잘못하면 가르칠 수도 있죠. 혀 깨물고 죽으라는 게 잘됐습니까”라고 응수했다. 이에 권 의원이 “잘된 발언이다 왜요”라고 소리치자 정 위원장은 “온갖 언론에서 많이 욕먹으시던데, 제가 방지하기 위해서 말씀드리는 것”라고 맞받아쳤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원의 권태선 이사장은 감사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권 이사장은 “한국사회의 갈등이 너무 심하고, 모든 문제를 정파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심하다. 언론인으로 살면서 이렇게 비판의 표적이 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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