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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살인’ 이은해, 남편 걱정하듯 119 신고…법정선 눈물 한방울 없이 무표정한 얼굴

입력 : 2022-08-10 22:00:00 수정 : 2022-08-11 08: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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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신고 당시 녹음파일 법정서 공개 / 유가족 눈물
이은해, 조현수.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계곡 살인’ 사건 직후 119에 처음 신고한 이은해(31)의 목소리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9일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와 공범 조현수 씨(30) 4차 공판에서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서증조사는 증거를 신청한 측이 법정에서 직접 증거를 제시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한다.

 

검찰은 피해자인 이 씨의 남편 윤모 씨(사망 당시 39세)가 계곡물에 다이빙했다가 나오지 못하자 이 씨가 119에 신고했을 당시 녹음된 음성파일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는 “안 보여요. 물에서 안 나와요. 빨리 와주세요”라는 이 씨의 목소리가 담겼다. 이후 이 씨와 함께 있던 지인이 2차례 더 신고 전화했다. 그는 119 상황실 직원이 “물에 빠진 지 얼마나 됐느냐”는 물음에 “5분 넘었어요. 빨리 좀 와주세요”라고 말했다.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본 윤 씨의 누나는 신고 당시 이 씨의 목소리가 법정에 흘러나오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꼈다.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앉은 이 씨는 반성이나 죄책감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또 검찰이 공개한 다이빙 직전 영상에는 조 씨와 그의 친구가 계곡 절벽 위에 서 있지만 윤 씨는 옆에 쪼그려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검찰은 “피해자는 물을 무서워해 조 씨 등이 서 있을 때도 앉아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은해는 내연남인 조현수와 함께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쯤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못하는 윤씨를 아무런 구조장비 없이 4m 높이의 바위에서 계곡물로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들을 직접 살해한 상황에 해당하는 ‘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은해·조현수는 지난해 12월 불구속 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잠적했다가 행적이 묘연한 상태에서 지난 4월16일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에 검거되기 전 4개월여 동안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을 통해 도피 자금을 마련했다. 또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절친인 중학교 동창과 3차례 여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6월 27일 인천지법 형사15단독으로 열린 첫 재판에서 이은해·조현수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2)씨와 B(31)씨의 공소사실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1월부터 4월 16일까지 이은해·조현수에게 스포츠도박 및 마진거래 사이트를 관리·홍보하는 일을 맡겨 수익금 1900만원을 도피 자금으로 쓰게 했다. 이 과정에서 도박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컴퓨터, 헤드셋, 의자 등의 물품을 은신처인 경기 고양시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로 보냈다.

 

그는 지난해 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아 같은 해 10월 출소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은해·조현수의 도피 생활을 도운 또 다른 조력자 2명도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검찰 조사에서 A씨 등은 “이은해·조현수가 도피 자금과 은신처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도와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공동 변호인은 재판에서 “기록 복사를 지난주 수요일에 했다. 아직 충분히 검토하지 않아 공소사실 인정 여부는 다음 재판 때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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