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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생태계 교란’ 선크림 성분 분해하는 신종미생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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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27 12:10:00 수정 : 2022-07-27 11: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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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생물자원관·전체옥 중앙대 교수팀 연구결과
“3일 만에 90% 이상 제거…유해부산물도 없어
분해 첫 단계 효소 ‘시토크롬 P450’도 찾아내”

자외선차단제 내 옥시벤존은 바다 산호초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다. 최근 국내 연구기관이 난분해성 유기화합물인 이 옥시벤존을 분해하는 신종 미생물을 발견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같은 신종 미생물을 찾아내고 실제 옥시벤존을 분해하는 원리를 분석했다고 27일 밝혔다.

 

옥시벤존은 자외선차단제 등 화장품에 주로 쓰이는 벤젠 계열의 유기화합물이다. 자외선을 흡수해 열을 방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 피부 자극, 눈 손상 등 인체 위험 논란이 있어 국내에서는 자외선차단제 배합한도를 5%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발견한 신종미생물 ‘로도코커스 옥시벤조니보란스’. 이 미생물은 자외선차단제 성분인 옥시벤존을 분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제공

내분비계 장애 유발 물질로도 알려져 있어 수생태계 등에 축적될 경우 생태계 교란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호초 백화현상(산호초가 색깔을 잃고 흰색 석회질이 드러나는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한다. 미국 하와이의 경우 이같은 이유로 지난해 1월부터 옥시벤존이 포함된 자외선차단제 판매를 금지했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옥시벤존이 산호초에 독성물질로 작동하는 원리를 규명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옥시벤존은 산호초, 말미잘 등 해양생물 내 당분과 결합해 독소로 변하고, 백화된 생물의 경우 공생 조류가 없어 더 치명적이란 내용이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전체옥 중앙대 교수(생명과학) 연구진이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인공화합물 사용에 의한 수질오염을 저감할 수 있는 생물소재 개발 연구’에서 발견한 신종 미생물은 담수 1ℓ 내 옥시벤존 100㎎을 3일 만에 90% 이상 제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0% 미만 옥시벤존은 10일 이내 완전히 제거됐다. 분해 과정에서 유해 부산물은 생성되지 않았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발견한 신종미생물 ‘로도코커스 옥시벤조니보란스’. 이 미생물은 자외선차단제 성분인 옥시벤존을 분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제공

단순히 분해 사실을 확인할 뿐 아니라 옥시벤존을 산화시키는 효소도 찾아 분해 원리도 규명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화학구조상 분해가 어려운 옥시벤존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첫 단계 효소 ‘시토크롬 P450’을 찾아낸 게 중요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미생물을 인천 산업단지 인근 하천에서 찾았고, ‘로도코커스 옥시벤조니보란스(Rhodococcus oxybenzonivorans)’란 학명을 부여했다. ‘로도코커스’는 생물 속을 가리키는 이름이고, ‘옥시벤조니보란스’는 ‘옥시벤존은 먹어치운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는 산소로 호기성 세균(산소로 생육하는 세균)으로 증식이 활발할 때는 길이 1.6㎛, 폭 0.4㎛의 막대 모양을, 증식이 멈추면 직경 0.4㎛ 미만의 둥근 모양을 띤다.

 

유호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 성과와 관련해 “앞으로 담수미생물을 활용한 하·폐수 처리기술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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