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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서식 ‘큰부리바람까마귀’ 마라도에서 최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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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9 12:00:00 수정 : 2022-06-29 10: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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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베트남 등서 서식하는 아열대성 조류
한반도 기후변화 영향 가능성
“분포권 확대 여부 확인 위해선 추가 조사 필요”
제주 마라도에서 최초로 관찰된 큰부리바람까마귀(가칭).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제주 마라도에서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서식 조류인 ‘큰부리바람까마귀’(가칭) 한 마리가 최초로 관찰됐다. 아직 단정 짓기는 이르지만 이번 발견이 한반도 기후변화에 따른 아열대성 조류의 분포권 확장 사례일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마라도에서 아열대성 조류인 큰부리바람까마귀 1마리를 최초 관찰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동 연구를 위해 포획 후 개체인식용 가락지를 부착해 지난 10일 방사했다. 

 

큰부리바람까마귀는 바람까마귀과에 속하는 종으로 국내 보고된 검은바람까마귀와 비슷하지만, 다른 종에 비해 부리가 크고 푸른색 광택이 있는 깃털로 구분된다. 

 

이번에 관찰된 개체는 본래 분포권인 동남아시아를 벗어나 마라도로 찾아온 ‘길잃은 새’(미조·迷鳥)로 추정된다.

 

큰부리바람까마귀는 전 세계에서 태국,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로 동남아 지역과 중국 서남부에 분포하는 조류다. 마라도는 이 종이 서식하는 분포권에서 북동쪽으로 가장 멀리 위치한 곳이다. 

아열대성 조류인 큰부리바람까마귀는 태국,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로 동남아 지역과 중국 서남부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이 종이 발견된 마라도는 이 분포권에서 북동쪽으로 가장 멀리 위치한 곳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연구진은 이번 관찰이 큰부리바람까마귀의 분포권 확장 과정으로 볼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계속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앞으로 관찰 빈도가 늘어나고 짝을 짓고 번식을 하는 사례 등이 계속 확인되는 경우 분포권 확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검은이마직박구리의 경우 10여년 전만 해도 서해에서 발견됐을 때 길잃은 새로 분류했으나, 이 종이 우리나라에서 번식까지 하는 걸로 확인돼 텃새가 됐다.

 

이번 사례와 같은 길잃은 새는 우리나라에서 한 해 보통 2∼3종이 관찰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큰부리바람까마귀와 같은 아열대성 조류라는 게 국립생물자원관 측 설명이다. 이는 기후변화로 한반도에 아열대 기후가 확대하는 현 상황과 무관치 않다.

 

다만 이런 길잃은 새의 발견이나 아열대성 조류의 분포권 확대를 단순히 기후변화에 따른 현상으로만 이해하는 건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온이 조류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 중 하나이긴 하지만, 이들 개체 번식을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다른 요인도 많고 현재까지 인간이 파악하지 못한 요소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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