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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경기침체’ 커지는 S공포… 당분간 ‘베어마켓’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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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14 18:36:04 수정 : 2022-06-15 10: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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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이언트스텝 우려 투자심리 급랭

美 기대 인플레 6.6%… 역대 최고
연준 금리 0.75%P 인상 힘실려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 불가피
“인플레 강도·지속성 상당할 것”

美, 장·단기 채권금리 이미 역전
전문가들 “경기둔화 가능성 높아”
“저점 매수보다 현금보유 확대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전망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이 현실화해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면 경기침체로 이어져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공포도 더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베어마켓’(약세장)을 면치 못할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베어마켓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면서 저점 매수보다는 관망하는 게 적절하다고 주문했다. 금융당국에는 복합위기 상황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협업체계 구축을 주문하고 있다.

연준이 14∼15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6월 FOMC 회의에서 예상보다 큰 폭인 0.75%포인트 금리 인상, 즉 자이언트 스텝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주 회의에서 1994년 이후 최대 금리 인상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건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 시절인 1994년 11월 이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은 지난달 4일 2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단번에 0.5%포인트(빅스텝) 올려 0.75∼1%로 만들었다. 당시만 해도 제롬 파월 의장은 자이언트 스텝은 사실상 배제했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의 예상 물가상승률이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5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에서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6.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4월(6.3%)보다도 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13년 6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치였던 3월과 같은 수치다. 미국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향후 지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에서 1년간 가계지출 전망치는 9.0% 상승해 전월(8.0%)보다 1.0%포인트 확대됐다. 가계지출 전망도 2013년 이후 사상 최고치다.

 

FOMC가 6월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경우, 우리도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한국은행은 “한·미 금리가 역전돼도 현재 상황을 볼 때 감내할 만한 수준”(이창용 총재)이라는 입장이지만,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높다. 시장에서도 한은이 올해 2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전망으로 뉴욕 증시가 폭락한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낙담한 듯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날 S&P500 지수는 장마감 기준 지난 1월3일 전고점에서 20% 이상 내려가는 약세장(베어마켓)에 공식 진입했다. 뉴욕=AP연합뉴스

한은에서도 이번 인플레이션의 폭이 크고, 지속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공개된 2022년도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지난 5월26일)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이번 인플레이션의 지속기간은 과거에 비해 길어 보인다”고 평가하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물가의 2차 파급효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구조적 변화 등을 반영해 자체 지속성을 지닌 인플레이션의 가능성마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도 “물가상승 압력이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함께 나타나고, 식량 가격 상승이 유가보다 파급력이 훨씬 큰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이번 인플레이션의 강도와 지속성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은 자칫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의 공포감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장기 채권금리가 단기 채권금리보다 낮아지면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미국의 경우 국고채 2년 채권과 10년 채권 금리가 역전됐다. 한국의 경우 13일 2년-10년 채권금리 격차가 0.32%포인트로 올해 들어 격차가 가장 작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14일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코스피 25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주식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54포인트(0.46%) 떨어진 2492.97에 장을 마쳤다. 남제현 선임기자

전문가들은 당분간 약세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통화에서 “연준이 이번 주에 금리를 결정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시장금리가 발작적으로 올라가고 있다”며 “상당한 경기후퇴 가능성까지 주가가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올해) 3분기 중반 정도까지는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약세장 시기에는 투자를 확대하기보다는 현금 보유 확대 등 신중하게 관망하는 행보가 필요하다는 조언했다. 김 센터장은 “지금은 이미 소나기를 많이 맞아서 비를 조금 더 맞는다고 해서 이를 피하려고 판다는 건 실익이 없어 보인다”며 “시장이 유동적인 상황에서는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베어마켓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미국 정부가 전쟁의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도형·유지혜·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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