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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인사 연루된 대장동 의혹… 공수처, 수사 나설까

입력 : 2021-09-26 18:09:28 수정 : 2021-09-26 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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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곽상도 父子 뇌물수수 고발”
이재명 고발장 접수… 수사대상은 아냐
‘고발사주’ 수사 집중 당장 여력 없어
법조계 고위직 연루… 가능성 열려있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015년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공영개발 사업 특혜의혹 규명에 나설지 관심이다. 거물급 인사들의 연루 의혹인 데다가 국민적 공분이 큰 사안이다. 다만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삼기 어려운 인물도 들어 있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고발사주’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경찰과 검찰까지 수사에 나선 상황이라서 공수처로선 관련 고발건을 직접 수사할지를 놓고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26일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32)이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시행업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곽 의원과 아들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사세행 측은 곽 의원 아들이 2015년부터 230만∼380만원의 급여를 받으면서 사업 성공을 위해 여러 사안을 처리하고 내부 성과급 규정에 따라 받은 것일 뿐이라는 주장에 의혹을 보내고 있다. 곽 의원 아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 “열정으로 가득했던 저는 어떻게 하면 월급을 더 받고, 회장님이 말씀하시는 상응하는 대가를 얻을 수 있을까 수없이 고민했고, 주식이나 코인 같은 것들에 투자하는 것보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오너에게 인정받도록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회사를 다녔다”면서 성과급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와 야권에서는 곽 의원과 화천대유 간에 모종의 이해관계가 있지 않았을까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6년 가까이 일한 30대 초반이 대그룹 전문경영인 수준급의 50억원을 성과급으로 챙긴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화천대유 소유주인 김만배 회장이 곽 의원의 정계 입문 전 검사 시절부터 같은 대학 출신으로서 친분관계가 있었고 사업과정에서도 어떤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보고 있다. 곽 의원은 박근혜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아들이 입사할 무렵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내며 박근혜정부의 ‘실세’로 불렸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서판교에 위치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뉴시스

곽 의원은 공수처법상 공수처 수사대상에 포함되는 고위공직자에 해당한다. 공수처가 결정한다면 곽 의원과 가족을 수사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곽 의원 말고도 이재명 경기도지사 고발장도 공수처에 들어와 있다. 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가 “대장동 개발은 공영개발을 가장해 민간에게 막대한 특혜를 몰아준 부동산 적폐 완결판”이라며 이 지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건이다. 이 지사의 경우 공수처가 바로 수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지사는 당시 기초자치단체장(성남시장)이었기 때문에 공수처법상 수사대상인 고위공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지사가 현재 도지사이기 때문에 물론 수사는 가능하나 기소할 권한이 없다. 수사를 하더라도 ‘해직교사 특별 채용’ 의혹을 받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처럼 기소권을 검찰에 넘겨야 한다.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 수사로 여력이 없어 대장동 의혹까지 손을 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사 본류인 대장동 개발사업의 자금흐름을 경찰이 추적 중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할 요소다. 다만 대법관 출신 등 법조계 고위직 인사들이 대장동 개발사업에 연루된 정황이 나오고 있어 모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퇴직한 판·검사도 공수처 수사대상이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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