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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마크롱, 10월 정상회담… 美·佛 ‘오커스 불화’ 진정

입력 : 2021-09-23 18:50:05 수정 : 2021-09-23 19: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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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30분 통화후 공동성명
“공개 협의 했었다면 더 좋았을 것”
로마 G20 정상회의서 회동 유력

마크롱, 주미 佛대사에 복귀 지시
재선 앞둔 마크롱, 강공책 관측도
BBC “미국이 사과 아닌 사과” 평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6월 벨기에 브뤼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서 대화하고 있다. 미국·호주·영국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발족으로 양국 간 불협화음이 커진 가운데 두 정상은 다음 달 말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 호주, 영국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발족 이후 촉발된 미국과 프랑스 간 불협화음이 22일(현지시간)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로 일주일 만에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하면서 호주가 프랑스와의 77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계약을 파기하게 된 일련의 과정에서 불거진 양국 간 불화가 쉽게 가실지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30분간 전화 통화를 한 뒤 배포한 공동성명을 통해 다음달 말 양자회담 개최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자국으로 소환한 미국 주재 프랑스대사에게 워싱턴 복귀를 지시했다. 성명은 오커스 발표의 영향을 논의하고자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두 정상이 통화했다면서 “두 정상은 프랑스와 유럽 파트너국과의 전략적 관심에 있어서 공개 협의를 했더라면 유용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아울러 “두 정상은 신뢰를 보장하는 여건을 조성하고 공동 목표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제안하려는 목적으로 심도 있는 협의 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다음달 말에 유럽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시점·장소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다음달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유력하다. 마크롱 대통령이 미 고위 당국자들과도 집중 협의를 시작한다는 언급도 성명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공동성명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영국 BBC방송은 두 정상 간 통화가 바이든 대통령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점 등이 강조된 것은 이번 사안의 성격을 반영한다면서도 “미국이 ‘사과 아닌 사과’를 했다”고 평했다. 특히 미국이 사하라 사막 주변 지역에서의 대테러 작전 지원을 부각한 사실을 지적하고, 해당 지역은 유럽, 특히 프랑스의 역할이 큰 곳인데 이에 대한 미국의 ‘조력’만 강조됐다고 평가절하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프랑스와 유럽 관여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유럽 방위를 강조했지만 오커스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다는 점에서 프랑스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앞서 미 언론은 오커스 발족 발표 직후 “전통적인 하드파워에 기반한 오커스 발족으로 유럽연합(EU)이 어둠 속에 버려졌다”거나 “오커스 3국이 새로운 ‘앵글로색슨’ 군사동맹을 발표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프랑스 언론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미국과 호주를 강하게 비난했다. 오커스 발족 발표 1시간 전에야 프랑스 측에 이 사실이 통보됐고, 지난 6월 미국과 프랑스 정상회담에서 오커스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프랑스 내 여론은 악화했다.

바이든,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선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오커스를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억측마저 제기된다.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전통적인 ‘앵글로 동맹’을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내년 재선을 위해 두 여성후보와 물밑경쟁 중인 마크롱 대통령도 ‘강한 대통령’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이번 사안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C는 다음주 EU·호주 고위급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지, 어떤 내용이 논의될지 먼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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