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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대기 오염물질 6종 기준 16년 만에 강화

입력 : 2021-09-23 18:50:15 수정 : 2021-09-23 18: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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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으로 연 700만 조기사망”
초미세먼지·미세먼지 위험 경고
한국, 2021년 들어 넉달간 바뀐 기준 초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초미세먼지(PM2.5) 등 대기 오염물질 기준을 16년 만에 강화했다. 기존 대기질 기준을 충족하는 미량의 오염물질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바뀐 기준을 한국에 적용하면, 한국인은 올 들어 넉 달가량 WHO 기준을 초과하는 공기를 마셨다.

22일(현지시간) WHO는 PM2.5와 미세먼지(PM10), 오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 물질 6종에 대한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005년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처음 업데이트한 것이다. 2013년 발암물질로 규정된 PM2.5와 PM10의 위험에 특히 주목했다. WHO는 “PM2.5와 PM10은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고, PM2.5의 경우 혈류로 들어가 심혈관과 호흡기는 물론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고 수준을 넘는 농도에 노출되면 인체에 해롭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PM2.5의 가이드라인을 연간 5㎍/㎥, 24시간 기준 15㎍/㎥로 조정했다. 기존 10㎍/㎥(연간), 25㎍/㎥(24시간)보다 두 배가량 강화한 것이다. PM10 권고값도 연간 15㎍/㎥, 24시간 45㎍/㎥로 기존 값보다 5㎍/㎥씩 내렸다.

바뀐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총 243일 가운데 125일 동안 WHO 권고치를 넘는 오염된 공기를 마셨다.

WHO는 대기질 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나라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총 4단계의 ‘중간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1단계는 가장 기준이 느슨하고, 4단계는 기존 권고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한국의 PM2.5 기준은 연간 15㎍/㎥, 24시간 35㎍/㎥ 이하, PM10은 연간 50㎍/㎥, 24시간 100㎍/㎥ 이하다. 한국의 PM2.5는 WHO 중간 목표의 3단계, PM10은 2단계에 불과하다. 주로 개발도상국이 참고하는 대기질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지키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한국의 연평균 PM2.5 농도는 2018년과 2019년 23㎍/㎥였고, 코로나19로 중국발 요인이 적었던 지난해에는 19㎍/㎥였다. 한국의 대기질 개선이 게걸음을 걷는 사이 WHO 기준이 두 배로 강화되면서 한국과 WHO 기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WHO는 오존과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농도 기준도 일제히 강화했다. 오존의 경우 8시간 기준 농도가 120㎍/㎥에서 100㎍/㎥으로 강화됐는데,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주요 대기오염물질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이라도 줄고 있지만, 오존은 유일하게 ‘나홀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WHO는 대기오염이 건강하지 않은 식단이나 흡연과 동등한 수준으로 질병을 야기한다고 봤다. WHO는 “대기오염은 아동에게 폐 기능 감소와 천식, 성인에게는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일으키면서 매년 700만명의 조기 사망을 초래한다”며 “깨끗한 공기는 인간의 기본권이자 건강하고 생산적인 사회를 위한 필요조건이어야 한다”고 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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