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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새로 쓴 이준석, ‘더 큰 정치인’ 될까… 리더십이 관건

입력 : 2021-06-12 08:00:00 수정 : 2021-06-11 22: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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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0선이 제1야당 대표로 선출
비대위 체제 이후 첫 정식 지도부
당 재건 등 정상궤도 진입 급선무
공정한 당직인선 첫 시험대 될 듯
안철수와의 구원, 윤석열 입당 등
해결과제 산적… 리더십 발휘할까
최고위원 6명 중 여성 4명… 여초
강성 친박 인사도 포함 갈등 우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대이자 ‘0선’으로서 제1 야당을 이끌게 된 이준석 대표는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까. 11일 당선된 이 대표에게 거는 보수 지지층의 기대가 크지만, 일각의 우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한 세대 가까이 차이 나는 당 중진 및 대선 후보들과 협의하고 갈등을 조정해야 할 책임을 안게 됐다. 그에겐 전당대회 기간 노출된 갈등을 봉합하고, 지난 1년 여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된 당을 재건하는 것부터 시작해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다. 내년 3월 치러질 대통령선거 전 보수 야권 통합과 대선 경선 관리가 주 임무다. 이 대표가 이런 과제들을 잘 해결해 더 큰 정치인으로 부상할지, 기성 정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구습을 밟을지 관심이 모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가 새 사령탑으로 선출되고 최고위원·청년 최고위원 당선자들까지 가려지면서 지난해 4·15 총선 참패 이후 처음으로 정식 지도부를 갖추게 됐다. 이 대표의 첫 과제는 그간 비대위 체제를 이어온 당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논쟁’, ‘영남당 논란’ 등 당내 분열과 갈등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다. 이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공존’을 키워드로 제시하는가 하면, 당권 경쟁자였던 중진 나경원·주호영 후보 등에게 손을 내밀면서 의욕을 보였다. ‘구태, 꼰대, 적폐’ 등 부정적 프레임에 갇혀 허우적대던 당 이미지를 쇄신해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것도 새 당 대표의 임무다.

 

시작은 당직 인선이 될 전망이다. 경선 기간 내내 당내 특정 대권 주자(유승민 전 의원)와 가깝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아온 이 대표가 얼마나 적재적소에 능력 있는 인사를 배치하고, 공정하게 선발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 신임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가장 먼저 추진할 변화는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의 구체적인 설계와 토론배틀, 연설대전을 통한 대변인단 공개경쟁 선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중 토론배틀로 대변인 2명과 상근부대변인 2명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당 대표 비서실장과 사무총장 등 지명직 주요 당직자 인선에도 관심이 모인다. 당을 수습한 뒤에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추진 등 ‘야권 통합’이란 중대 과제가 이 대표에게 주어진다.

 

경선 기간 이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간 구원(舊怨)이 야권 통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대표로서도 이런 지적을 가볍게 넘기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후보 시절 언론 인터뷰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면 안 대표와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야권 통합은 대선 ‘경선 버스’의 시간표와도 맞물린 문제다. 오는 9월 당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이 시작되기 전 합당 문제를 매듭짓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밖 대선 주자들을 한 데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이 대표에게 요구된다. 대선 후보 경선을 얼마나 공정하고 잡음 없게, 그러면서도 흥행까지 성공시킬 수 있냐가 관건이다.

 

이날 함께 선출된 새 지도부와의 호흡도 중요하다. 헌정사상 첫 30대 당수와 손발을 맞출 최고위원들 면면을 살펴보면 ‘어리다, 여초(女超), 강성’ 등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청년 몫 김용태 최고위원이 1990년생으로 이 대표보다 어리고, 가장 나이가 많은 김재원 최고위원도 57세로 정치권에선 청장년층에 속한다. 여성으로는 조수진·배현진·정미경 최고위원이 지도부에 입성했고, 당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1명도 여성 인사가 발탁될 예정이라 최고위원 6자리 중 4자리가 여성으로 채워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김재원·정미경 최고위원이 ‘친박’(친 박근혜) 강성 인사로 분류된다는 점을 들어 이 대표와 갈등을 빚지 않겠느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당 대표와 함께 ‘투톱’으로 불리는 김기현 원내대표, 당 소속 의원들과의 관계도 관심사다. 김 원내대표는 62세로 이 대표의 아버지뻘이다. 국민의힘 의원 중에도 이 대표보다 나이가 어린 의원이 없다. 당 사무처 당직자들도 대부분 이 대표보다 나이가 많다. 이 대표가 마찬가지로 아버지뻘인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각각 영수회담, 여야 대표 회동에서 마주 앉는 장면은 또 다른 파격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다만 이 대표는 자신의 나이와 관련한 당권 경쟁자들의 경륜 부족 지적에도 경선 기간 내내 별다른 큰 실수 없이 돌풍을 이어오는 등 ‘내공’을 보여준 바 있다. 압도적인 지지 여론도 그의 리더십의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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