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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이 아버지였다면, 정진석 추기경은 어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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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8 01:04:20 수정 : 2021-04-28 0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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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어떤 희생도 마다치 않는 분…
고귀한 인격을 소유한 사제 중의 사제였다"
2005년 12월 생명존중 위한 ‘생명팔찌’ 미사에 나란히 참석한 정진석 당시 대주교(왼쪽)와 김수환 추기경. 연합뉴스

염수정 추기경이 28일 “김수환 추기경이 아버지였다면 정진석 추기경은 어머니였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정진석 추기경의 선종미사에서 정 추기경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가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은 어머니같이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고 우리를 품어주시고 어떤 희생도 마다치 않는 분이셨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미사는 서울대교구장 염 추기경 주례로 봉헌됐다.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에 대해 “항상 신자들의 큰 사목자로서 우리 사회의 어른으로서 교회의 큰 발걸음을 남기셨다”며 “단순히 말이 아니라 당신의 몸과 마음 전체로 고귀한 가르침을 실제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또 “깊은 영성과 높은 학식과 드높고 고귀한 인격을 소유한 사제 중의 사제였다”며 “겉으로는 엄격하게 보이지만 실제론 소탈하면서 겸손하신 정 추기경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이 우리들의 마음을 슬프고 안타깝게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선종미사는 주교들과 명동성당 사제, 교계 취재진 등 제한된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됐다. 명동성당에는 정 추기경의 모토인 ‘옴니버스 옴니아(Omnibus Omnia)’,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주겠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정 추기경의 시신은 선종미사 동안 명동성당 대성당에 마련된 투명 유리관에 안치됐다. 일반 사제의 경우 지하 성당에 안치되지만, 천주교 예규에 추기경은 성당 대성전에 안치하는 의례에 따른 것이다.

정진석 추기경이 선종한지 하루가 지난 28일 새벽 명동성당에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선종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추기경은 이날 오후 10시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지난 2월21일 심각한 통증으로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한때 병세가 호전됐지만 입원 두달여만에 세상을 떠났다. 정 추기경은 건강 악화로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기 전 마지막 말로 평소와 같이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게 사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교구장으로 치러지는 정 추기경 장례는 주교좌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 5월1일까지 5일장으로 거행될 예정이다. 조문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한 가운데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할 수 있다. 신자를 포함한 일반 시민은 장례 나흘째인 30일 정 추기경 시신이 정식 관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유리관에 안치된 시신 가까이서 마지막 인사를 올릴 수 있다.

2010년 12월 8일 정진석 추기경이 명동성당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장례 마지막 날인 5월1일엔 오전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 추기경 주례로 장례미사가 거행된다. 미사가 끝나면 고인의 시신은 명동성당을 떠나 장지인 경기 용인 성직자묘역에 안장된다. 이곳에는 2009년 선종한 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한국인 첫 대주교 노기남 바오로 대주교 등의 묘가 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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