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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예능은 男의 영역? 그녀들 ‘틀’을 부수다

입력 : 2021-04-27 20:25:00 수정 : 2021-04-27 20: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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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여성+스포츠’ 프로그램 주목
MBC, 야구 소재로 한 ‘마녀들’ 시즌2 확정
연예인·일반인 ‘원팀’ 되어가는 모습 다뤄
SBS, 파일럿 ‘골 때리는 그녀들’ 정규 편성
4개팀으로 구성된 여자축구 미니리그 진행
방송가 남성 위주 구성 탈피… 뜨거운 반응

요즘 방송가에 ‘여성’과 ‘스포츠’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MBC는 지난해 12월 디지털로 제작해 인기를 얻은 뒤, 지상파와 케이블TV까지 편성 역주행한 ‘마녀들’ 시즌2를 확정했다. SBS는 지난 2월 설 특집 파일럿으로 방송돼 최고 시청률 14%를 기록하며 설 예능 1위를 차지했던 ‘골 때리는 그녀들’을 정규 편성했다.

그동안 스포츠 예능이 남성 출연자 위주로 흘러갔던 것과 비교하면 남다른 행보다. 특히 이들 프로그램은 각각 야구, 축구 등 여성이 일반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웠던 종목에 도전해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구하는 여성들…10월 전국대회가 목표

MBC ‘마녀들’은 시즌1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여자 연예인과 일반인 여자 사회인 야구선수들이 ‘원팀’이 되어가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6월 초 시즌2를 시작하는 MBC ‘마녀들’ 첫 회 촬영장 모습. 왼쪽부터 개그우먼 김민경, 치어리더 박기량, 아나운서 박지영, 가수 윤보미.

26일 MBC 관계자에 따르면 6월 초 공개될 시즌 2에서는 첫 시즌을 함께했던 연예인 선수들이 그대로 합류하며 다시 한 번 팀워크를 자랑할 예정이다. 탄탄한 야구 기본기를 갖춘 윤보미를 필두로, 종목 불문 스포츠를 향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근수저 김민경,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 국내 최고참 치어리더 박기량, 야구여신 박지영 아나운서가 출연을 확정했다.

한 단계 성장한 이들의 도전을 도울 멘토 군단도 다시 뭉쳤다. 구단주 허구연 해설위원, 수석코치 심수창 해설위원, 매니저 박성광이 시즌 1에 이어 함께하고, 감독으로 박재홍 해설위원이 새롭게 임명됐다. 코치진이 더욱 탄탄해진 만큼 선수들의 실력에도 큰 변화가 기대된다.

게다가 지난 23일 곤지암 팀업 캠퍼스에서 진행된 첫 촬영부터 스페셜 코치가 등장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KBO 외국인 투수 최초 100승, 1000탈삼진을 기록하고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더스틴 니퍼트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선수 때부터 좋은 매너와 온화한 성품으로 ‘신사’, ‘니느님’으로 불려왔기에 출연자들이 사뭇 설렜다는 후문이다.

‘마녀들’ 시즌 2 첫 회에서는 기존 멤버들과 트라이아웃을 통해 새롭게 선발된 멤버들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지난 8일 진행된 트라이아웃에는 야구에 대한 열정과 재능이 가득한 여성 야구인 120여명이 지원, 이 중 서류 심사와 1, 2차 테스트까지 넘은 최종 12명이 선발됐다.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왔지만, 야구에 대한 사랑은 하나인 이들이 함께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이번 시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이들은 약 6개월의 훈련을 통해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익산시장기 전국여자야구대회’ 참가를 목표로 한다. 이 대회는 40여 팀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회를 목표로 하는 만큼 그동안 보지 못했던 땀과 노력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제작진은 야구가 대표적 팀워크 게임인 만큼 실력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트레이닝은 물론, 팀워크를 통한 진정성 있는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설 특집으로 방송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모델 한혜진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골 때리는 그녀들…발톱 빠져도 찬다

설 특집 파일럿 방송을 통해 흥행을 예고한 SBS ‘골(Goal) 때리는 그녀들’도 6월 첫 정규 방송을 앞두고 체제 정비에 한창이다.

SBS에 따르면 ‘골 때리는 그녀들’은 차범근 며느리 한채아, 테니스 여제 전미라, 개그계 대모 이성미, 한국의 휘트니 휴스턴 신효범, 구척장신 모델 한혜진 등 기존 선수들 외에 추가 선수와 새 감독을 영입했다.

‘FC 구척장신’ 팀 주장으로 활약했던 한혜진은 지난 경기에서 엄청난 승부욕을 드러내며 필드를 누비다 엄지발톱 부상을 당해 화제가 됐다. 부상에도 끝까지 경기를 뛰었던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까맣게 변색된 엄지발톱을 공개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방송 말미에 “발톱 자라날 시간만 달라”며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총 4개 팀으로 구성된 여자축구 미니 리그를 진행하는 ‘골 때리는 그녀들’은 ‘축구’가 남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방송 후 SNS에는 “경기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엄마도 축구를 재밌게 봤다”, “스트레스가 한방에 풀렸다”, “열렬히 응원하면서 봤다”, “박선영은 레전드이다” 등 뜨거운 반응이 줄을 이었다.

개그우먼으로 구성된 ‘FC 개벤져스’, 모델팀 ‘FC 구척장신’, 국가대표 출신 및 가족들로 구성된 ‘FC 국대패밀리’, ‘불타는 청춘’ 여자 출연진으로 구성된 ‘FC 불나방’ 네 팀에 출전한 선수들 역시 파일럿 방송이 나간 후 본인 SNS를 통해 진솔한 소감을 밝혀 관심을 끌었다. 개그우먼 안영미는 SNS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결승전에서 패한 아쉬움을 남겼고, 모델 진아름은 “각 팀마다 의기투합하여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졌다”, 배우 강경헌은 “불나방팀 우승입니다. 알면서도 엄청 흥분하면서 봤네요”라며 본방 사수 후 짜릿했던 우승의 순간을 회상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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