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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로컬’이 뜬다… 당근마켓부터 네이버 이웃톡까지 경쟁 ‘치열’

입력 : 2021-04-04 18:30:00 수정 : 2021-04-04 18: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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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 이웃 톡. 네이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오프라인 기반의 생활 반경이 좁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동네 중심의 커뮤니티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하이퍼로컬(hyperlocal)’ 서비스는 동네 기반으로 형성된 커뮤니티 기능과 중고 거래, 지역광고 등 비즈니스모델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성장성을 가진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 올해 상장 앞둔 글로벌 서비스 ‘넥스트도어’

 

대표적인 글로벌 서비스는 지난 2008년 시작한 ‘넥스트도어’다. 현재 미국, 영국 등 11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넥스트도어’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를 기반으로 다양한 지역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기능과 중고거래, 지역업체광고 등 비즈니스 마켓이 결합돼 있다. 국내 시장으로 보자면 커뮤니티 기능이 강한 네이버 카페와 중고거래 위주의 당근마켓이 결합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넥스트도어’를 이용해 지역 주민간 생필품과 지역 정보 등을 공유하는 문화가 빠르게 자리잡았다. 고립된 이웃에게 생필품이나 마스크를 나눠주거나, 확진된 이웃에게 먹거리를 나눠주는 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넥스트도어는 사용자가 직접 지도를 보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변 이웃을 발견할 수 있는 ‘헬프맵’ 기능을 출시했다.

 

또한 지난 2월 미국 텍사스 주에서 대규모 폭설이 일어났을 때에도 넥스트도어를 이용해 텍사스 주민간의 대피소 위치, 생필품 등을 주고받으면서, 텍사스 지역의 게시물 수가 전주보다 5배 증가했다. 올해 IPO를 앞둔 넥스트도어의 기업가치는 최대 5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 페이스북도 중고 거래 서비스 출시

 

페이스북 역시 2016년 SNS 중고 거래 서비스인 ‘마켓 플레이스’를 출시하며 동네 커뮤니티의 대표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다. ‘마켓 플레이스’에서는 개인간 중고거래 뿐 아니라 중고차 거래, 부동산 정보 공유 등도 가능하다. 

 

페이스북은 ‘마켓 플레이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9년 AI 연구기업 ‘그록스타일’을 인수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로컬 중심 서비스인 ‘리셀’ 시장의 경우 로컬 스타트업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리세일 웹사이트 ThredUp과 GlobalData Retail에 따르면, 리셀 시장은 2020년 28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5년간 640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서 로컬 분야를 강화해온 네이버도 지난 2월 스페인 1위 중고거래 플랫폼인 ‘왈라팝(Wallapop)’에 약 1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영국에서는 남은 식자재, 중고 물품 등을 이웃과 공유하는 올리오(OLIO), 스웨덴에서는 익명으로 지역 주민, 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요들(Jodel), 지역 기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로비(loby) 등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지역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동네 기반 중고 거래 서비스 당근마켓.

 

◆ 국내 중고거래, 아파트단위, 맘카페 등 지역 기반 로컬 비즈니스 서비스 경쟁 치열

 

국내에서도 동네를여 중심으로 성장하는 로컬 비즈니스 서비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미국 넥스트도어의 모델을 국내에 적용한 동네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인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이 발표한 ‘2020당근마켓 돌아보기’ 에 따르면 지난해 당근마켓의 MAU는 전년대비 3배 증가해, 1400만 MAU가 넘었다.

 

‘당근마켓’은 동네 주변의 세탁소, 농수산물, 부동산 등의 정보 공유와 지역 가게를 홍보가 가능한 ‘내근처’, ‘동네생활’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중고거래 뿐 아니라 지역 주민 간 커뮤니티 기능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는 당근마켓이 매년 3~4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뤄낸 만큼, 지난해 거래액이 1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네보다 더욱 깊고 좁은 커뮤니티인 아파트 단위의 지역 서비스도 인기다. 

 

지난 1월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은 카카오페이 자회사인 ‘모빌’을 인수했다. ‘모빌’은 아파트 단위로 주민간 커뮤니티 서비스부터 아파트 편의 생활을 위한 전자 투표, 관리비 내역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인기다. 

 

아파트 기반의 서비스업체인 ‘김집사’ 역시 동네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심부름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김집사’를 운영하는 ‘달리자’는 지난해 6∼8월 의뢰 건수가 전년 동기대비 약 2.5배 늘었으며, 마스크 구매, 장보기 대행 등 ‘코로나 특수’로 인한 의뢰가 많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달리자 관계자는 “대형 마트에서 마스크를 구매해달라거나, 마트에서 대신 장을 봐달라는 ‘코로나 특화’ 의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동네시장 서비스.

 

◆ 커뮤니티 서비스의 원조는 네이버… ‘동네카페’ 사용성 증가

 

맘카페, 아파트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의 원조인 네이버 카페도 지난해 ‘집콕’,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하면서 내 주변 지역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동네 카페의 사용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지난해 동네 이웃간의 더욱 활발한 소통을 지원하기 위해 이웃 서비스를 추가하고, 지난 26일에는 이웃간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이웃 톡’ 서비스도 적용했다. 

 

네이버의 ‘동네시장’ 서비스도 인기다. 현재 네이버 ‘동네시장’ 서비스는 전국 80여곳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사용자 거주지 주변 동네시 장에서 판매하는 먹거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주문 후 당일 받을 수 있다. '동네 시장' 서비스는 지역 맘카페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크게 인기를 끌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생활 반경이 동네로 좁혀지고,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줄어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동네와 지역에 대한 관심이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와 더불어 결제 도구의 발전, 비대면 소통의 익숙함이 더해지면서 로컬 커뮤니티 서비스가 글로벌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이퍼로컬’을 이용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들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각도로 발전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시대 이후 동네 경제의 부상을 연구하는 연세대학교 모종린 교수는 신간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에서 “코로나로 생활 반경이 좁혀지면서 동네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주락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슬세권’등 동네 지향 문화가 확산하면서 한국의 플랫폼 기업들이  IT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동네 생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며 앞으로 동네 문화가 발달한 한국이 이 경쟁을 통해 동네 생활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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