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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내집마련 이후 소비 5.2% 증가”

입력 : 2020-12-09 06:00:00 수정 : 2020-12-08 20: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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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 꾸미기 위해 옷장 등 구입
자제했던 비내구재 소비도 늘려
‘집값폭등→소비침체’ 추론 가능

주택을 구입한 가계는 구입 이전보다 소비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새집을 꾸미는 데 필요한 침대나 옷장 등의 내구재뿐만 아니라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제했던 식료품이나 의류 등 비내구재 소비도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가계의 주택 구매 시기가 더욱 늦어져 소비가 더욱 위축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8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주택 구매가 가계의 최적소비 경로에 미치는 영향’(BOK 경제연구)에 따르면 주택 구매 시점을 기준으로 가계 소비가 낮은 소비기와 높은 소비기로 구분하는 패턴에서 구매 이후의 소비가 이전보다 5.2%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주택 구매 이전과 이후의 소비 수준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를 발표한 한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정동재 부연구위원은 1999∼2016년 한국노동패널 조사 자료를 토대로 가계의 주택 구매 전후 비내구재 소비를 비교했다. 비내구재는 가구 같은 내구재와 달리 사용 기간이 비교적 짧은 상품으로, 식료품·의류·의약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간 주택 구매는 침대나 옷장과 같은 내구재 지출만 늘린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에선 비내구재 소비도 주택 구매 전보다 5.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 부연구위원은 “집을 살 계획이 있으면 저축 성향이 높아지고 그만큼 소비는 억압되는데 집 구매가 비내구재에 대한 억압된 소비를 해소하는 것”이라며 “주택 구매가 늦어지면 소비도 미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최근의 서울 아파트값 폭등이 전반적인 소비 침체로 이어졌다고 추론할 수 있다. 주택 가격 폭등으로 주택 구매 시기가 늦춰지면 그만큼 저축을 위해 소비를 줄이는 기간도 더 길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로 대표되는 대규모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은 대출금 상환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때문에 이번 연구도 주로 저축을 통해 집을 산 상황만 고려하고, 대출 영향은 변수에서 배제됐다.

정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가계의 생애소비 패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 향후 인구구조 변화 및 주택시장 사이클 변화가 소비 사이클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경로에 주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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