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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거리 구시가지 ‘동서양의 매력’ 듬뿍 [박윤정의 씬 짜오!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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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12 11:00:00 수정 : 2020-12-09 20: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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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하노이
1000년전 세워진 베트남 수도
성 요셉 성당·호안끼엠 호수
예쁜 카페 등 구경거리 많아
프렌치 쿼터·올드 쿼터 거리
상점마다 멋진 수공예품 가득

나룻배에 앉아 주위를 둘러본다. 검푸른 암벽 아래를 물안개가 천천히 덮는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주위를 감싼다. ‘띠링 띠링.’ 순간 적막함을 깨우는 알람 소리다. 꿈에서는 아직 닌빈을 헤매고 있었나 보다. 하노이에서 새로운 아침을 맞는다. 사람들 발걸음마저 분주한 호텔 로비를 지나 식당으로 들어선다. 도심의 바쁨이 느껴지는 직원 서비스를 받으며 따뜻한 쌀국수로 아침을 시작한다. 혹여 추울까 머플러를 챙겨 호텔을 나선다. 도착한 첫날, 늦은 시간에 마주한 하노이와는 다른 이른 아침의 하노이를 만나려 한다. 택시에서 내려 마주한 1000여년 전에 세워진 베트남 수도 시내거리는 도시의 흥분과 조명을 걷어낸 민낯이다.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차분하게 준비 중인 듯하다.

시민들은 먼저 호안끼엠 호수의 아침을 깨운다. 해질 녘 붐비던 사람들과 어수선함은 사라지고 생동감 있는 몸짓들이다. 나무로 둘러싸인 전설적인 탑을 간직한 관광객들의 명소는 이곳에 사는 거북이가 중국 침략을 막아주었다는 호국전설이 깃든 시민들의 탑으로 자리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호수가 아닌 시민들의 장소로 지난밤 이슬을 걷어낸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무가 늘어선 대로를 걷는다. 발걸음을 옮기며 하노이 여행을 시작한다.

구시가지 바로 남쪽에는 프렌치 쿼터라는 프랑스 구역이다. 프랑스 식민통치 시기에도 수도였던 하노이에는 프랑스식 건축물들이 남아 있다. 건물뿐 아니라 도로 구조도 파리와 비슷하다. 지금은 대다수 정부 부처 건물로 사용되고 있으며 보존도 상당히 잘 되어 있다. 대표적인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는 1945년 독립선언 직후부터 1963년까지 북베트남 국회의사당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20세기 초에 지어진 식민지 시대 건물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극장으로 1997년 새 단장을 마치고 현재에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 있다.

구시가지 도로는 150년 전부터 설계된지라 왕복 2차선인 경우가 많다. 뒤엉킨 차량을 피하느라 때때로 거리를 가로지르고 경적소리에 놀라 주위를 둘러보며 걷는다. 위험이 도사리는 거리 주위에 놀고 있는 아이들이 보이기도 하고 대나무 바구니를 이고 과일을 판매하는 여성이 손짓을 하기도 한다.

 

아침이라 조금 덜 붐빌 거라 생각한 성 요셉 성당은 여전하다. 리 왕조 시대 수도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였던 바오 티엔 타워에 지어진 성당은 노트르담 성당 신고딕 양식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관광객들에게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멋진 사진 촬영 장소는 결혼을 준비하는 베트남 커플들에도 마찬가지인 듯싶다. 때마침 야외촬영을 하는 신혼부부가 보인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배경으로 둔 성당이 훨씬 아름답게 느껴진다. 촬영하는 것을 한참 지켜보다 성당 옆 카페로 향한다. 커피 한 잔으로 도시 분위기를 느껴본다. 카페 주위에는 줄을 서 있는 사람들과 길거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퉤퉤”거리며 무언가를 뱉어내는 사람들 곁에 가서 살펴 보니 호박씨 껍질이다.

성 요셉 성당. 리 왕조 시대 수도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 마크였던 바오 티엔 타워에 지어진 성당은 노트르담 성당 신 고딕 양식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하노이 카페로 향한다. 커피 한잔으로 도시 분위기를 느껴본다.

성당 앞의 성스러움을 뒤로하고 그들이 뱉어낸 호박씨를 밟으며 36거리라고 불리는 올드 쿼터인 구시가지로 들어선다. 호안끼엠 호수 북쪽을 밝히며 지난밤 모든 감각을 깨우던 소음과 화려한 불빛은 사라진 채이다. 서울 남대문시장과 흡사한 이곳은 상점을 여느라 분주하다. 멀리 떨어진 구석에서 철문을 여는 덜커덩 소리가 들려오고 부지런한 판매상의 부름이 귓가에 들려온다. 하노이의 역사적인 구시가지는 면적 1㎢로 36개 거리로 구성되어 있다. 15세기부터 각 거리 이름마다 지정된 특정 상품을 거래하는 장인과 상인들이 자리한다. 오늘날에도 많은 이국적인 상품들과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골목길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매력적인 장소이다. 여행 기념품을 고르기 위해 찬찬히 둘러본다.

하노이 시내 거리. 36거리라고 불리는 올드 쿼터인 구시가지에는 각 거리 이름마다 지정된 특정 상품을 거래하는 장인과 상인들이 자리한다.

멋진 수공예품들이 가득하다. 현대적인 감각의 아기자기한 제품들이 늘어선 상점 주위를 걷다 작은 갤러리에서 멈췄다. 전시되어 있는 작품이 눈길을 이끈다. 화려하고 독특한 작품에서 동서양이 함께 느껴진다. 베트남의 예술 수도로 명성이 있는 하노이에서 잠깐 쉬어 간다. 고대 유물과 인상파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이 아닌 거리 작은 갤러리에서 뛰어난 작품을 만나니 설렘이 가득하다. 미술관 못지않게 매력적인 작품들이 가득하다. 발걸음 따라 하노이의 과거와 현재를 찾으며 시간을 즐긴다. 어느덧 차량들은 붐비고 경적소리가 더 크게 귓가에 와 닿는다. 지친 발걸음에 해 저문 하루를 느낀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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